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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한국인 입맛에 딱 맞춘 일본 요리를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반려도서(80)  

『히데코의 일본 요리교실』
나카가와 히데코 / 맛있는 책방 / 4만5000원

히데코의 일본 요리교실. [사진 맛있는 책방 블로그]

히데코의 일본 요리교실. [사진 맛있는 책방 블로그]

“1년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연락받았어요”, “요리교실에 10년간 다니고 있어요”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요리교실이 뭐라고. 입소문만으로 이른바 대기타는(?) 사람만 수십명, 많을 땐 200명 넘게 대기자가 있었단다. 나카가와 히데코가 운영하는 연희동 요리교실 ‘구르메 레브쿠헨’ 이야기다. “요즘은 신청자들이 많이 줄었어요. 코로나19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신청해도 대기자가 많아서 안 된다는 소문도 있었대요.(하하)”

그는 프랑스요리 셰프인 아버지와 플로리스트 어머니 아래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식 문화를 배웠다. 독일과 스페인, 한국에서 20~30대를 보냈고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한 뒤 첫째 아들을 출산하면서 한국에서 살기로 마음먹고 귀화했다. 한국에서 살지만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나카가와 히데코의 한국어 독음인 중천수자(中川秀子)로 한국 이름을 지었다. 처음엔 병원이나 은행에서 “중천수자님”하고 부르면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이젠 그것도 익숙해졌다. 가까운 이들은 ‘수자언니’라고 한다. 요리교실 이름인 구르메 레브쿠헨은 미식(gourmet)과 독일의 진저브레드 레브쿠헨(lebkuchen)의 합성어다. 레브쿠헨은 그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추억의 맛을 상징한다.

최근 그는 『히데코의 일본 요리교실』을 출간했다. 한국식 제철 재료를 활용해 사계절을 돌며 80여 가지의 레시피를 개발, 가정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일본 요리를 총 360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에 담았다. “일본은 가까운 나라지만 식재료나 양념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요. 좀 더 한국인의 입맛,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저만의 일본 요리를 소개했어요.”

히테코의 일본 요리교실.

히테코의 일본 요리교실.

책을 만드는 동안 2년간 사계절을 두 번이나 돌았다. 제철에 나는 재료들을 활용하기 위해 봄이면 산과 들에 나는 봄나물, 여름이면 오이와 토마토 외 맛있는 과일, 가을이면 밤이나 버섯, 겨울이면 싱싱한 해산물을 활용해 메뉴를 구성했다.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고 쉽게 다양한 레시피를 얻을 수 있는 요리 콘텐츠 홍수시대다. 넘쳐 나는 요리 콘텐츠 속에서 어떤 색다른 차별화를 가질 수 있을지, 요리교실의 새로운 모델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자신을 그냥 셰프나 요리사가 아닌 요리 선생님이자 키친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는 유명한 요리학교를 나와서 줄을 설 수 있는 셰프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일하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부엌에서 일어나고 있죠. 앞으로도 강의나 책 쓰기 외에 다른 나라 문화와 콜라보레이션 등 음식에 관한 모든 일을 경계 없이 해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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