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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건축의 대가 신영훈 선생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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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신영훈

신영훈

한옥 건축과 문화재 보수의 대가 신영훈(사진) 선생이 2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5세.

아호가 ‘목수’(木壽), 즉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었던 고인은 일생을 전통 건축에 바쳤다. 숭례문 중수(1962년) 공사 참여를 비롯해 경주 토함산 석불사, 순천 송광사 대웅보전 중수 및 보수 공사 감독관을 지냈다. 덴마크 국립박물관 백악산방 등 국내외 수많은 전통 건축물을 짓기도 했다. 1962년 문화재관리국의 초대 문화재전문위원에 임명돼 1999년까지 37년간 활동했다. 99년 초대 한옥문화원장을 맡았고 2009년엔 강원도 홍천군에 그의 딸 이름을 딴 지용한옥학교를 세워 후학들을 길렀다.

1935년 개성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월남했다. 서울 중앙고 재학시절 주왕산(주시경 선생의 아들) 선생의 조수를 하면서 우리 문화를 공부했다. 1955년 국립박물관에 들어가 당시 학예관이자 한국 고건축의 대가 임천 선생에게서 한국건축을 배웠다. “천년 세월을 견디게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는 신조 속에 한옥 대중화에도 노력했다.

2008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올해의 건축 문화인상’, 2019년 건축역사학회 학술상 등을 받았다. 『절로 가는 마음』 『건축과 함께한 나의 삶』 『신영훈 문화재전문위원의 역사기행 1∼6』 『신영훈의 역사기행 7∼10』 『한옥의 고향』 『우리 한옥(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등 약 40권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숙범 씨와 아들 대용·호용씨, 딸 지용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30일 오전 7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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