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8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 파장이 청와대로 옮아가는 것을 막고자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의 남편인 정구철 홍보기획비서관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는 취지의 보도는 “(청와대를 윤 당선인 문제에) 무리하게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지난해 저의 삼고초려에 정 비서관이 고사를 거듭하다가 올 4월까지 근무하기로 했다”며 “지난달 그만두려 했으나 비서관 일괄 인사가 예정돼 저의 요청으로 사직을 늦춘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정 비서관의 후임에 한정우 춘추관장을 내정하고 이번 주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선일보는 ‘정의연 사무총장은 현직 청와대 비서관의 부인’ 제하 기사에서 정 비서관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는데, ‘정의연 사태의 불씨가 청와대로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정 비서관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언론노보 기자, 미디어오늘 기자, 한국기자협회보 편집국장 등을 거쳤다. 2004년에는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모진에 합류했고, 2005년 KTV 한국정책방송 영상홍보원장을 맡은 뒤 2006년부터는 다시 청와대에서 국내언론비서관으로 일했다.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소셜미디어(SNS) 총괄실장을 맡아 온라인 홍보를 지휘하며 대선 승리를 도왔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홍보기획비서관에 임명했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의를 표했다.
정구철 비서관 “사전차단설은 소설…4월에 사의 표명”
이날 정 비서관도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자신의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분노도 아깝다”며 “어떻게든 청와대를 끌어들이려는 허망한 시도가 측은하고 애처로울 뿐”이라고 밝혔다.
정 비서관은 “건강이 안 좋은 상태로 들어왔고, 업무에 지장을 느낄 정도의 불편함이 있어서 지난 4월 사의를 표시했다”며 “만류가 있었고, 다른 인사요인과 겹쳐서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그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정 비서관은 “사전차단설은 터무니없는 소설”이라며 “4월에 5월에 일어날 일을 예견해야 한다. 나는 그런 능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의연 사무총장이 아내인 것은 맞다”면서도 “숨겼던 적도 없고 그렇다고 내세운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각자 열심히 살았다. 아내가 정의연 일을 한 지 2년이 가까워 오는데, 남편이면서 후원회원이 아닌 걸 이제서야 알았다”며 부연했다.
한편 정의연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26일 한 사무총장을 정의연 회계담당자와 함께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