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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민주 공천위원장 “이용수 할머니 배려할 여유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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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열어 입장 발표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뉴스1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 발표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지만, 후보 명단 40명 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당시 이 할머니가 비례 신청서를 낸 것이 기억난다”면서도 “국회의원은 국정 전반을 보고 운영해야 하는 자리인데, 당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특별한 사정만으로 비례대표 자리를 배려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가 이 할머니의 출마를 반대한 것이 공천 심사에서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안 원장은 그러면서 “그때 신청자가 엄청 많았다. 이 할머니를 고려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노컷뉴스는 2012년 3월 8일 이뤄진 윤 당선인과 이 할머니의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이날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고 말하자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대했다. 윤 당선인은 또 ‘(이 할머니의) 총선 출마를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싫어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당시 이 할머니는 2012년 4·11 총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도저히 죽을 수 없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는 282명이 등록했다. 이후 민주당은 40번까지 순번을 발표했지만 이 할머니는 순번 안에 들지 못했다.

8년 전 이 할머니에게 ‘국회의원 안 해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던 윤 당선인은 지난 3월 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7번을 받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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