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 내놔도 놀라지 마라”

중앙일보

입력 2020.05.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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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래통합당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9명의 비대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김 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9명의 비대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김 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과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라.”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공식출범
“보수니 우파니 하는 말은 그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
비대위원엔 여성 2명 30대 3명

27일 ‘내정자’란 꼬리표를 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성(一聲)이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상임전국위·전국위을 잇달아 열어 당헌 개정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로 연장하고, 김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비대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지난달 28일 임기가 8월까지인 비대위원장을 의결했다가 김 위원장의 비토를 당했던 ‘낭패’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일종의 ‘상견례’를 했다. 상임전국위에 앞서 열린 전국 조직위원장회의 특강으로,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하고 처음 참석한 당 공식 행사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때 사회주의자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으니 이제 보수니 우파니 하는 말도 꺼내지 말라. 더이상 이념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논리는 이랬다.

“세계 경제 상황도 완전히 새롭게 변화하고 사회 구성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또 휴대폰으로 국민이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서 야당이 투쟁을 안 해도 사람들이 핵심 내용을 다 알고 있다. 불평등·비민주성 문제 등을 우리가 잘 해결할 수 있다, 맡겨도 되겠구나, 그런 믿음을 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일반적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이다.”

이종배, 성일종, 김미애, 김현아, 김병민, 김재섭, 정원석(왼쪽부터).

이종배, 성일종, 김미애, 김현아, 김병민, 김재섭, 정원석(왼쪽부터).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참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당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사례로 무상급식 논쟁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이를 들은 오 전 시장은 ‘지적을 수긍하며, 나도 그동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당 관계자는 “본인이 생각해 둔 정책 아이디어나 당 개혁 방안 등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면서, 동시에 ‘반발하지 말고 잘 따라오라’는 당부 혹은 경고로도 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기존에 보수 진영이나 통합당이 주장해왔던 것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어젠다를 던지겠다는 말로 들렸다”며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당시처럼 당내 혼란이나 반발이 없도록 미리 알리는 자리 같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에게 “미리 얘기하면 재미가 없다”며 복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기본소득을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엔 “여러 가지 검토 대상이 되고 있을 뿐, 금방 기본소득을 어떻게 하겠다고 간단하게 결정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해체설에 대해선 “앞으로 연구해봐야지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며 “연구소라는 간판만 붙인다고 연구가 되는 건 아니다.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당명 변경이나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관련 질문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확정된 비대위원 9인 중 80세의 김 위원장 외에 당연직으로 주호영(60·대구 수성갑) 원내대표와 이종배(63·충주) 정책위의장이 포함됐고 재선의 성일종(57·서산-태안) 의원과 초선의 김미애(51·부산 해운대을) 당선인,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김현아(51)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30대의 김병민(38) 서울 광진갑 조직위원장과 김재섭(33) 서울 도봉갑 조직위원장, 정원석(32) 전 서울 강남을 당협위원장 등도 비대위원이 됐다. 세대·지역을 안배한 결과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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