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바닷가에서 발견된 소형보트가 중국인들의 밀입국에 이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야음을 틈타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서 태안까지 바닷길을 건너온 것으로 조사됐다.
산둥성 출발해 350㎞ 항해한 듯 #승합차로 함께 목포 간 5명 추적
27일 해경에 따르면 태안해양경찰서는 40대 중국인 남성 A씨를 전날 전남 목포시에서 검거했다. 해경은 A씨가 지난 23일 태안군 소원면 바닷가에서 발견된 소형보트 편으로 밀입국한 중국인 용의자 6명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일행들과 함께 지난 20일 오후 8시쯤 웨이하이에서 출발해 21일 태안 앞바다에 도착했다. 이후 대기 중이던 승합차를 타고 목포로 이동했다.
이들이 이용한 보트는 길이 4~5m, 폭 1.5~2m 크기로 여섯 개의 의자와 일본산 엔진이 장착돼 있다. 보트에는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빵과 기름통, 플라스틱 통에 담긴 휘발유·윤활유, 구명조끼 등이 있었다.
웨이하이와 태안은 직선거리로 350㎞가량 떨어져 있다. 20노트(시속 37㎞) 속도로 쉬지 않고 달릴 경우 10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해경은 공해 상의 높은 파도를 고려할 때 A씨 등이 모선(母船·대형 선박)에 소형 보트를 싣고 공해까지 이동한 뒤 그곳에서 보트에 옮겨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조사 결과 A씨는 2011~2015년 국내에 불법 체류하다가 강제 출국당한 전력이 있었다. 해경은 A씨 등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국내 진입을 시도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의치 않게 되자 밀입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해경은 나머지 5명의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국내 조력자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