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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연상시킨 아동용 애니메이션, 방심위 '행정지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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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 행동지도를 받은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의 '좋으면 좋다고 말해' 편. [방송캡처]

27일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 행동지도를 받은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의 '좋으면 좋다고 말해' 편. [방송캡처]

초등학생 일상을 그리면서 불법촬영물 소재를 연상케 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행정지도’를 받았다.

'안녕 자두야' '대탈출3' '부부의 세계'… #방심위 "성인지감수성 결여" 행정지도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2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남학생이 숲속에서 용변을 보는 여학생의 모습을 우연히 촬영한 후 이를 빌미로 여학생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장면 등”을 방송한 브라보키즈‧챔프‧대교어린이TV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에 대해 방송사 인식개선을 촉구하며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과거 수차례 방송된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방송은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해 디지털성범죄를 모방‧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철저한 사전 심의를 진행하는 등 전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권고’ 또는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서 방송사에 대해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진 않지만, 이번 결정은 사회적으로 변화한 성인지감수성에 비춰 재방송 작품이라 할지라도 철저한 재검증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에선 tvN, XtvN 방영 예능 ‘대탈출3’도 “출연자들이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내용을 다루면서 여성 피해자들 이름을 ‘나여리’ ‘조신애’ 등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설정”하는 등 성인지감수성 결여가 지적돼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도 ‘권고’가 결정됐다.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거나, 괴한이 침입해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을 괴한의 시점에서 묘사하고, 성관계를 대가로 유부남에게 명품 가방을 요구하는 여성 모습 등을 방송하면서, 같은 내용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했기 때문이다.

채널J는 영화 프로그램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일본영화 ‘꽃과 뱀2’을 다룬 게 문제 됐다. “성과 관련된 내용을 가학‧피학적으로 장시간 과도하게 묘사하고, 출연 배우의 음모가 일부 노출되는 내용을 방송”해서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해당 방송에 대해 ‘의견진술’을 청취한 후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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