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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일방통행, 워킹스쿨버스…등굣길 '안전'지키기 나선 구청들의 아이디어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굳게 닫혔던 초등학교 문이 27일 일제히 열렸다. 서울 각 구청은 본격적인 초등학교 등교에 맞춰 등하굣길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줄여야 하는 데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가중처벌되는 '민식이법'도 적용되는 탓이다.

강동구는 등교 개학에 맞춰 6월부터 교통안전지도사가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워킹 스쿨버스’를 운영한다. [사진 강동구]

강동구는 등교 개학에 맞춰 6월부터 교통안전지도사가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워킹 스쿨버스’를 운영한다. [사진 강동구]

'워킹 스쿨버스'아이디어 낸 강동구

강동구는 특이한 아이디어를 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아예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것이다. 교통안전 지도사가 아이들의 하교를 돕는 것으로 이름을 '워킹 스쿨버스'라고 붙였다. 버스를 타고 집에 데려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스쿨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사람이 직접 관리해 미리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이다. 6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진다. 방학 땐 운영하지 않는다. 집 방향이 같은 아이들 8명을 한조로 묶어 노선을 짜고, 노선당 지도자 1명이 하교를 돕는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해 어린이 120명이 참여하고 학부모 반응이 좋자 올해 10개 초등학교 22개 노선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스쿨존에서 운전자의 안전 의무를 강화한 '민식이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워킹 스쿨버스가 교통사고와 각종 범죄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제 통행금지 도입도

광진구는 아예 학교 앞 통행을 제한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학교 앞 도로를 '일방통행'만 가능하도록 묶는 방식이다. 6월부터 시작하는 시간제 일방통행은 자양초등학교에서 시범 도입해보기로 했다. 광진구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자양초 주변 통학로는 보행 공간이 좁고, 차량 통행이 잦은 곳으로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차량과 보행자의 상충예방을 위해 안전대책이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광진구는 이 밖에도 신자초·양진초·성자초 등 초등학교 6곳의 통학로를 대상으로 아예 등교 시간엔 차량통행을 금지하는 '시간제 차량통행제한'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등굣길 시간제 일방통행을 통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는 보행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의초등학교 일대에는 등굣길 교통사고를 막기위한 '일시통행제한' 펜스가 설치됐다. [사진 광진구]

구의초등학교 일대에는 등굣길 교통사고를 막기위한 '일시통행제한' 펜스가 설치됐다. [사진 광진구]

코로나19 학생 감염 막아라…덴탈 마스크 주고, 방역 점검하고

초등학교 등교가 시작되면서 구청들은 학교 방역 체계를 마련하고 나섰다. 관악구는 학교와 보건소 간 비상연락 체계를 만들고, 유증상자가 나올 경우 이송 전에 학교 내 설치된 임시관찰실에서 학생을 대기하도록 하고, 보건소에 방문해 검사를 받도록 했다.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경우엔 일시 시설 이용제한과 자가격리도 지원하기로 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각 학교에서 코로나19에 대비해 등교 수업 준비해 만전을 다한 것으로 알지만, 더욱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소독 및 방역물품 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유치원과 학교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전달했다. 학생 6만5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매씩 덴탈마스크 총 65만장을 지급하고, 손 소독제와 물비누, 페이퍼 타월도 학교로 보냈다. 이미화 강남구 교육지원과장은 "가정에서도 자녀들이 등교할 때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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