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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로 이전부지 정해놓고, 대구통합신공항 넉달째 표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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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하 신공항) 이전 사업이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1월 신공항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해 후보지 한 곳이 결정된 지 넉 달이 넘었지만, 진척이 없다.

군위군 단독후보지 우보지역 고수 #국방부 “부적합 판단 예상” 공문 #이전부지 놓고 다시 갈등 깊어져 #시민단체, 국방부 상대 이전 촉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의 영향도 있겠지만, 경북 군위군이 다른 지자체들과 상반된 독자 행보를 계속한 게 주된 이유다.

최근에는 군위군이 주민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곳에 신공항 유치 신청을 해 달라는 국방부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위군은 지난 22일 국방부에 ‘소보 지역 유치 신청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군위군 소보면은 의성군 비안면과 함께 묶인 신공항 공동 후보지다. 지난 1월 주민투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곳이기도 하다.

군위군은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단독 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으로 국방부에 유치 신청을 했다. 군위군민 찬성률이 높다는 이유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지난 21일 ‘단독 후보지(우보 지역)는 대구 군공항 이전부지선정위원회에 상정되더라도 부적합 판단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반대 의견을 전했다.

군위군은 즉각 반발했다. 자료를 내고 “법적 절차인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의 심의 없이 국방부의 ‘이전부지로 부적합 판단 예상’은 군공항이전법 제8조 제3항에 위배된다”며 “법적 절차에 속하지 않는 협조요청 공문을 보냄으로써 소보 지역 유치신청에 대한 압박은 군위군에 특별법을 위반하라고 종용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군위군은 1월 주민투표 이후 줄곧 단독 후보지인 우보 지역에 신공항을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1월 주민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지자체 입장에서 해석한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군민 74%가 반대하는 소보 유치 신청은 할 수 없다”고 했다.

군위가 ‘버티기’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신공항 이전 사업은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군위군이 소보 지역에 대해 유치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법률적 다툼의 가능성이 커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자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신공항 이전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길 원하는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내면서다.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은 지난 19일 오후 대구 동구 공군기지(K-2) 정문 앞에서 국방부를 상대로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추진단은 “군위·의성의 합의만 기다리다 오히려 양 지역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면서 “하루속히 선정위를 열어 단독 후보지를 선정하든지, 아니면 국방부가 사실상 공동 후보지로 가기로 입장을 발표한 대로 추진하든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위군 통합신공항 추진위원회은 25일 신공항 이전 부지로 우보 지역을 선정하길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 발표에는 군위 지역 129개 사회단체 1432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성명서는 국무조정실과 국방부, 관련 지자체에 전달할 예정이다.

1961년 개항한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전투기 활주로를 같이 쓰고 있는 대구공항은 현재 활주로 길이가 2.7㎞ 정도다. 신공항은 1단계 3.2㎞, 2단계 3.5㎞ 길이의 활주로를 지어 유럽행 항공기를 품에 안는 게 목표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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