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는 1949년 호주 출신 알프레드 존스에 의해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70년 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그때마다 화려한 스타가 탄생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때 거의 40억 달러(약 4조9000억원)를 번 존 폴슨폴슨앤드컴퍼니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가 번 40억 달러는 투자자 몫을 뺀 수익이다.
1949년 호주 출신 알프레드 존스가 처음 설립 #2007년 서브프라임 때는 존 폴슨 등 스타 탄생 #코로나 앞에선 무기력...전체 13%만 플러스 수익
코로나는 헤지펀드 레이더가 포착할 수 없는 사건
그런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선 ‘제2의 폴슨’이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 패닉 기간인 올 3~4월에 수익을 낸 헤지펀드가 전체 13% 정도에 그쳤다.
글로벌 헤지펀드 수익률을 가늠하게 해주는 지수(HFRX)를 보면, 헤지펀드 수익률은 아직도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전히 올해 수준 아래서 맴돌고 있다.
영국 투자자문사인 옥스퍼드메트리카 로리 나이트 회장은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말을 했다. 그는 “코로나19 자체가 경제 외부 변수”라며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더가 포착하기 불가능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버블이나 부실 등 경제 내적인 변수는 헤지펀드 매니저의 시각에 따라 예측할 수 있고 미리 베팅할 수 있다.
바이런, 슬롯머신 회사를 픽(pick)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시기인 올 3~4월에 소소한 이익이라도 거둔 헤지펀드 매니저 3인을 소개했다.
첫번째 주인공은 호주 애틀랜틱퍼시픽오스트레일리안에쿼티펀드의 니컬러스 바이런 수석 매니저다. 그가 3~4월 기록한 수익률은 23.6%다. 그는 하루 24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흐름을 모니터했다.
바이런이 주목한 회사는 호주의 슬롯머신 회사인 아리스토크래트레저였다. 주가는 3월 36% 곤두박질했다. 그리고는 4월에 20% 정도 올랐다. 바이런은 주가가 반등할 때 올라탔다.
바이런이 운용하는 자산은 2200만 달러(약 270억6000만원) 정도다. 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보수적인 사람으로 구조조정을 마친 회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머피, 지루한 선택을 하면 발 뻗고 잔다
싱가포르의 AVM글로벌오퍼튜니티펀드애쉬빈 머피 최고자산운용책임자(CIO)는 5000만 달러를 운용한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냈다.
이런 그가 올 3월 수익 3.02%, 4월 3.24%를 냈다. 그는 자산 갈아타기를 잘했다. 올 2월까지 그는 주식을 공매도했다. 대신 미국 달러를 보유했다.
그런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이 달러와 유로를 퍼붓기 시작했다. 순간 달러 대신 금과 선진국 국채를 사들였다.
머피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리스크 회피 투자전략에 대해) 난 지루한 사람”이라며 “하지만 편히 잠자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웡, 위기 순간 업계 강자를 고른다
제니퍼 웡은 홍콩에 있는 핀포인트에셋매지니먼트의 여성 펀드매니저다. 그의 회사 자산 규모는 11억 달러에 이른다.
웡의 3월 수익률은 0.3% 정도였다. 4월엔 1%를 기록했다. 사실상 까먹지 않은 수준이다. 그는 중국의 5G 종목과 온라인 교육회사를 주목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