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전용

[팩플] "추억 게임" vs "우려먹기"…·넥슨 신작 '카트라이더'에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2020.05.26 07:00

업데이트 2020.05.26 11:51

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인기다. 2004년 출시돼 '스타크래프트'(블리자드)와 함께 전국 PC방을 점령했던 자동차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이다. 최근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과거 흥행작인 PC 게임의 모바일 버전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용자들은 "추억이 살아난다"는 반응. 한편에선 "우려먹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004년 출시된 자동차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시.[넥슨]

2004년 출시된 자동차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시.[넥슨]

무슨 일이야?  

넥슨이 지난 7일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시'에 대한 사용자 반응이 뜨겁다.
· 25일 현재 이 게임은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5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다. 글로벌 누적 게임이용자 수는 900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최대 344만명이 이 게임을 했다.
· 게임을 직접 해본 김준엽(37) 씨는 "대학 시절 즐기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다시 해보니 게임의 완성도가 높았다"며 "최근에는 직장 동료들과 이 게임으로 간식 내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함께 카트라이더를 즐기자"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 전성민 가천대 교수(글로벌경영학과)는 "최근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가 주목받고,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블리자드), 서든어택(넥슨지티) 등이 두 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과거에 열광하는 '레트로' 현상이 게임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게 왜 중요해?

레트로 게임으로 떠오른 게임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매출 차트 10위 안에 든 게임 중 6개가 온라인 PC게임의 모바일 버전이다.
· 엔씨소프트는 2017년 '리니지', 2019년 '리니지2'을 모바일로 옮겨 대성공을 거뒀다. 넥슨은 이미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를 비롯해 PC 게임 '피파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등을 올해 안에 모바일 버전도 내놓을 예정이다. 넷마블도 올해 '스톤에이지', '마구마구' 모바일 버전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최근엔 코로나19가 이런 흐름에 가속도를 붙였다. PC방 방문이 줄고,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은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올해 모바일 게임은 전년 대비 13.3%, 온라인 PC 게임은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성민 교수는 "모바일 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PC 켜기 귀찮아 침대에 누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왜 이제서야 만들었나?

2011년 출시된 카트라이더 첫 번째 모바일 버전. 출시 초반 인기를 끌었지만 네트워크 환경 등을 이유로 2015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앙포토]

2011년 출시된 카트라이더 첫 번째 모바일 버전. 출시 초반 인기를 끌었지만 네트워크 환경 등을 이유로 2015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앙포토]

· 스마트폰 시장 초기부터 게임사들은 모바일 버전에 도전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넥슨 카트라이더는 지난 2011년 처음 모바일 버전을 내놨지만 4년 만인 2015년 국내 서비스를 접었다. 넥슨 관계자는 "카트라이더는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게 핵심 요소인데, 당시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이 이를 따라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 5G 통신이 상용화되면서 이런 기술 장벽은 넘어섰다. 서현일 게임산업협회 홍보팀장은 "최근 나오는 모바일 버전은 그래픽, 조작감 등이 PC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빅픽쳐

최근 들어 게임사들은 IP(지적재산)를 회사의 주요 자산으로 보고, 우수한 IP를 활용하는 데 적극적이다.
· 익명을 요청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은 성공이 보장된 과거 흥행작을 재출시하는 게 수익 면에서는 훨씬 좋을 것"이라며 "당장의 수익도 수익이지만, IP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반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기존 IP 활용에 몰두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 동력이 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게임학부)는 "수백억을 들인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팀 자체가 한순간에 없어지고, 담당자가 구조조정이 되는 일도 허다하다. 수익을 내기 쉬운 특정 장르, 특정 형태의 게임만 찍어내듯 나오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존 IP를 '우려먹기' 해야 한다면 거기서 나오는 수익의 일부를 새로운 IP 개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나랑 무슨 상관

PC를 통해 플레이한 리니지2M화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PC에서 즐길수 있게 일종의 에뮬레이터(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 역할을 하는 게이밍 플랫폼 ‘퍼플(Purple)’을 동시에 출시했다. [사진 리니지2M 캡쳐]

PC를 통해 플레이한 리니지2M화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PC에서 즐길수 있게 일종의 에뮬레이터(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 역할을 하는 게이밍 플랫폼 ‘퍼플(Purple)’을 동시에 출시했다. [사진 리니지2M 캡쳐]

앞으로는 게임 플랫폼의 경계가 사라질 전망이다.
· 최근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게 연동하는 플랫폼인 '퍼플'을 구축하기도 했다.
· 구글, 아마존, 텐센트 등이 앞다퉈 서비스를 시작한 클라우드 게임이 주목받으면서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뉴스가 답답할 때, 팩플

모비온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