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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개에 4500원' 커피 값 아닙니다···스벅 프리퀀시 구매대란

중앙일보

입력

스타벅스 여름 증정품인 '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 백'.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여름 증정품인 '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 백'.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일반적으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물건을 ‘팔고 싶다’는 게시글이 많이 올라온다. 하지만 최근 ‘사고 싶다’는 게시글이 ‘팔고 싶다’는 게시글을 역전한 물품이 있다. 바로 ‘스타벅스 프리퀀시’다. 프리퀀시는 일종의 ‘온라인 스티커’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e-스티커 하나가 부여된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여름 한정 사은품 ‘레디백(소형 캐리어)’은 프리퀀시 17개를 모아야 받을 수 있기에, 고객 간 쉽게 온라인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 놓은 프리퀀시까지도 덩달아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프리퀀시 장당 2000~3500원 거래 중 

지난해 연말에 개당 500원에 거래되던 프리퀀시가 최근에는 3500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쳐]

지난해 연말에 개당 500원에 거래되던 프리퀀시가 최근에는 3500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쳐]

25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에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검색하면 ‘팔겠다’는 사람보다 ‘사겠다’는 사람들이 더 눈에 많이 띈다. 주로 프리퀀시를 모아 레디백을 받으려는 사람들이다. 프리퀀시를 사겠다고 글을 올린 한 이용자는 “괜히 마시지도 않을 커피 여러 잔을 시켜서 스타벅스 바리스타들 고생시키고 낭비하는 것보다 이렇게 프리퀀시 거래를 하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래 프리퀀시는 사고파는 게 아닌 만큼 따로 가격이 없다. 하지만 최근 형성된 시세는 일반 프리퀀시의 경우 개당 2000~2500원, 좀 더 비싼 ‘미션 음료’ 프리퀀시는 2500~3500원까지도 형성돼 있다. 총 17개의 프리퀀시 중 ‘미션 음료’ 프리퀀시 3개가 꼭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미션 음료 프리퀀시 4500원에 사겠다”는 게시글까지도 있다. 매해 연말 사은품으로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행사를 할 때도 프리퀀시 거래는 있었지만, 개당 500~1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이와 비교해보면 최근 프리퀀시 몸값은 최대 7배까지도 뛴 셈이다.

'저렴하게 스벅 레디백 받는 법' 인기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프리퀀시를 사겠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프리퀀시를 사겠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쳐]

각 프리퀀시 최저가(일반 2000원, 미션 음료 2500원)로 계산해봤을 때 3만5500원을 투자하면 레디백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중고 마켓에 올라와 있는 레디백 가격(8만~9만원)에 비해 저렴하다. 또 다른 프리퀀시 구매 희망자는 “이미 일반 프리퀀시는 7개를 채웠기 때문에 나머지만 채우면 되는데, 언제 ‘품절’이 뜰지 모르니 얼른 프리퀀시를 다 채우고 싶다”며 “커피로 사는 것보다 이게 훨씬 저렴해서 이득”이라고 말했다.

중고마켓에서는 여전히 레디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처음에 10만원이 넘었을 때와 비교해 1만~2만원 낮아졌지만, 여전히 팔겠다는 사람들도 사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한 번에 300잔을 주문해 레디백을 수십 개 가져가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17잔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해 레디백을 받는 방법도 여전히 인기리에 공유되고 있다. 한 스타벅스 매장 관계자는 “사이렌 오더(비대면 온라인 주문)로 열 잔이 넘는 커피 주문이 들어왔는데, 찾으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며 “찾으러 오는 것조차 귀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상품 나올 때마다 '리셀러 사재기'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이 비교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쳐]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이 비교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쳐]

스타벅스 ‘사은품 대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럭키박스 등 새로운 상품(MD)이 나올 때마다 줄서기와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 수원의 스타벅스 매장 관계자는 “원래 스타벅스 텀블러, 컵 등 새 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리셀러(reseller, 상품을 웃돈을 주고 되파는 사람)들이 와서 진열대에 있는 물건들을 싹쓸이해가곤 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미국 본사와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스타벅스 디자인팀이 있을 정도다.

스타벅스 매장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리셀러에 대한 조치가 공지되진 않았지만, ‘품절 대란’이나 과도한 가격 인상을 막고자 이번에는 물량을 매우 넉넉하게 준비했다고 한다”며 “고객분들이 너무 조바심을 내지 않고 ‘득템’하는 마음으로 사은품을 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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