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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텔링] 경제 거물 10인, 포스트-코로나를 말하다

중앙일보

입력

불확실성의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앞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현인과 전문가의 목소리가 좋은 참고가 된다.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세계 각지의 경제학자와 투자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정책 입안자 등에게 코로나19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 중 한국에도 울림이 큰 10인을 추려 소개한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포스트-코로나'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골랐다.

①제임스 갈브레이스 텍사스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저명한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의 아들인 제임스 갈브레이스는 진보 성향이 부전자전(父傳子傳)이다. 『불평등하게 태어난(Created Unequal)』 등의 저서로 한국 경제학계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블룸버그에 “갚지 못하는 부채가 막대하게 엉망으로 늘어날 것이다"라며 "2008년 (국제금융) 위기 때와 이번은 다르다"고 말했다.

어떻게 다르다는 걸까. 그는 지난 금융위기와는 달리 이번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부동산 발 위기와는 달리) 이번은 사람들은 왜 자기들의 자산이 압류되고, 자신이 퇴거명령을 받아야 하는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사람들이 스스로 저지른 잘못 때문에 소득이 없어지는 게 아니고 천재지변과 같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는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런 억울함 때문에 그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수준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며 1930년대 대공황 시절과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갈브레이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금융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리셋돼야 한다"며 "제대로 기능하는 경제 시스템을 재구축할 수 있는 -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 꼭 필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②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유니클로 창업자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유니클로를 만든 남자,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역시 옷에 주목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코로나19는 우리가 옷을 입는 방식도 바꿀 것이다. 사람들이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어지고,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우리가 옷을 입는 방식도 그에 맞춰 진화할 것이다. 이제 옷을 입으면서 가장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요소를 없애는 것이다. 세계의 변화에 따라 패션도 바뀌어야 한다.”

③천즈우(陳志武) 홍콩대ㆍ예일대 교수, 경제학자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천즈우 홍콩대 교수 겸 아시아 글로벌 인스티튜트 국장은 미국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도 익숙하면서 중국 정부에도 조언을 해온 보기 드문 경제학자다. 그는 앞으로 미·중 갈등이 증폭될 것에 초점을 맞췄다. "팬데믹이 잦아들 즈음, 미국이 주도하는 서구 대(對) 중국이 맞서는 신냉전 구도가 더 선명해질 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블레임 게임(blame gameㆍ책임 전가)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경제적 타격이 실체를 드러내면서 더 격화할 것이다. 이 위기의 결과, 중국은 공산주의의 뿌리로 더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의 세계관과 정책입안자들의 사고방식은 마오이스트(Maoistㆍ마오쩌둥이 마르크스ㆍ레닌주의를 중국 상황에 맞게 변형시킨 것)로 돌아갈 것이다."

④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어츠 창립자, 투자가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적 투자가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어츠 창립자는 변화의 바람에 적응하라는 주문을 했다. 그는 “코로나19의 2차 충격파는 클 것"이라며 "이젠 제로 금리에 익숙해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부와 정치권력의 격차, 그리고 그로 인한 갈등은 심화할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일로일 것을 우려했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이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곧 세계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⑤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제임스 고먼 모건 스탠리 CEO는 근무 형태의 진화에 주목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이젠 모두 재택근무를 하게 될까? 그렇진 않다고 본다. 멘토링과 팀으로서의 유대감, 브레인스토밍 등 사람들이 모여서만이 창출할 수 있는 창의력은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미래에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⑥알 켈리 비자 CEO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의 CEO 알 켈리는 코로나19가 사회 전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개인 한 명이 얼마나 전체 집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일깨웠다. 손 씻는 게 이렇게 중요한 때가 또 있었나. 이는 앞으로도 우리의 기본 의식에 깊이 스며들 것이다. 이젠 우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방식과 친구와 인사를 나누는 방법과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깊게 고민하기 시작해야 한다. 삶 전체가 바뀔 것이다.”

⑦멕 휘트먼 휴렛패커드 전 CEO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휴렛패커드의 CEO였던 멕 휘트먼은 코로나19로 인한 긍정적 변화에 주목했다.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특히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재택근무라는 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뀌지 않았나"라며 "난 40년 동안 사무실로 출근하는 데 익숙했지만 갑자기 재택근무가 뉴노멀이 됐다" 고 말했다. 이어 "놀라운 건, 이게 꽤나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일상 자체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⑧에릭 위안 줌(Zoom) CEO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재택근무 기술의 꽃은 화상회의이고, 그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 줌(Zoom)은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자다. 줌의 CEO 에릭 위안은 “이 위기가 지나간 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아마 꽤나 바뀌어있을 것이고, 재택근무가 일상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재택근무 방식에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지만, 재택 근무는 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개인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핵심은 뭘까. 그는 "프라이버시와 보안"이라고 말했다.

⑨앤 크루거 전 IMF 이코노미스트, 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앤 크루거 국제통화기금(IMF)의 전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가 큰 분수령이라고 봤다. 현재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교수인 그는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한다면 국제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고,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많은 국가가 고립을 택하고 협력을 거부한다면 위기는 더 오래갈 것이고 국가주의의 팽창으로 인해 전 세계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⑩제이미 메츨 애틀랜틱 카운슬 시니어 펠로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계 경제 거물 10인이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제이미 메츨 애틀랜틱 카운슬의 시니어 펠로우는 코로나19가 당길 인공지능(AI) 시대에 주목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10~20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야 하는 변화가 코로나19로 인해 한꺼번에 닥쳐왔다. 이젠 원격의료와 같은 것도 인공지능(AI) 덕에 더 쉽게 이뤄지게 될 것이고 생활의 일부가 될 수밖에 됐다. AI의 시대가 더 빨리 도래하게 되었고, 아마도 이젠 인간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글=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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