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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마음 아프다"…정의연의 해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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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25일 오후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20일 오후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연은 같은날 열린 이 할머니 회견에 대해 “30년 운동을 함께해 왔던 ‘위안부’ 피해자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 입장 표명은 자제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의 일부 발언에 대해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정의연은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설립 초기부터 혼용돼 온 ‘위안부’와 ‘정신대’ 용어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와 (근로) 정신대가 어떻게 같냐”며 “생명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가 정신대 할머니와 합해져 (정대협에)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정신대’는 소학교 고학년 정도의 나이에 일본 군수공장 등으로 끌려가 군수품 등을 만드는 일을 강제당한 피해자이며, ‘위안부’는 일제에 의해 성노예를 강요당한 피해자를 의미한다. 정의연은 “1990년대초 정대협 활동 당시 위안부 피해 실상이 알려지지 않아 정신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정대협은 일관되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단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제가 왜 ‘성노예’냐“며 정대협과 정의연이 사용해온 성노예라는 표현도 비판했다. 정의연은 “성노예(sexual slave)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실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개념으로 국제사회에서 정립된 것”이라며 해명했다. 나아가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이유로 지금까지 한국의 언론 등에서는 정신대, 종군위안부, 위안부 등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문제삼은 증언록 발간 경위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할머니를 앉혀서 증언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밥을 먹다가 ‘어디 갔다 오셨어요’ 정도만 물어보고 그걸 책으로 만들어 6500원에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언급한 ‘책’은 정대협 등이 발간한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연은 “‘한국정신대연구회’(이후 한국정신대연구소) 연구원들이 참여해 증언 채록을 진행했고, 정대협과 한국정신대연구소 공동저작물로 증언집을 출간했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은 증언집 1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에 수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려는 일본 우익과 역사부정주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였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또 “가해자에 맞서며 피해자의 증언 일부가 변화하기도 했지만, 일본군 위안부로서 겪어야 했던 피해의 본질적 내용은 결코 변한 적이 없었다”고 썼다.

정의연은 나아가 “오늘 할머니께서 세세하게 피해를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 가해자들이 하루빨리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이행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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