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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가뭄의 단비?…두산솔루스, 헝가리서 340억 규모 지원 따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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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 헝가리 법인 안전 정비 모습. 사진 두산솔루스 홈페이지

두산솔루스 헝가리 법인 안전 정비 모습. 사진 두산솔루스 홈페이지

두산솔루스가 340억원 규모의 자금ㆍ세금 혜택을 헝가리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두산그룹의 전자ㆍ바이오 소재 사업체인 두산솔루스는 헝가리와 룩셈부르크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번에 받은 혜택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전지박(箔)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 지원과 법인세 면제 등이다. 머리카락 두께 15분의 1 정도로 얇은 전지박은 배터리 안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 역할을 하고 열을 방출한다. 이 회사는 룩셈부르크의 한 업체를 2014년 인수하면서 전지박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헝가리 정부의 현금 지원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두산솔루스는 이 돈으로 현재 1만t인 전지박 생산 규모를 2022년 2만5000t으로 늘리기 위한 공장 증설을 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전기차 11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생산을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두산솔루스는 생산량을 2025년까지 7만5000t으로 늘린다는 게 목표다. 두산솔루스 관계자는 “인센티브 신청 2개월만에 승인을 받았다는 건 현지 공장의 매출 성장성, 고용창출 능력을 헝가리 정부가 높이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직원들을 위한 교통편의 제공, 인프라 구축 등 헝가리 정부의 추가 혜택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솔루스의 대표 생산품 전지박. 사진 두산솔루스 홈페이지

두산솔루스의 대표 생산품 전지박. 사진 두산솔루스 홈페이지

이번 발표는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각종 자구안 수행 방식을 논의하는 중 나온 호재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768억원을 냈지만, 빚 18조6073억원에 따른 이자 부담 때문에 1044억원의 손실을 봤다. 올해 갚아야 할 돈은 1조원대 중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019년 매출 2633억원, 영업이익 382억원을 낸 두산솔루스도 두산그룹의 현금 마련을 위한 매각 대상이 될 거란 말이 돈다. 두산솔루스의 지분 61.3%는 ㈜두산(특수관계인 포함)이 갖고 있다.

실제 최근까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 운용사와 매각 협상을 벌이다 가격 차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된 적이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헝가리 공장 준공과 증설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 기여는 내년부터겠지만, 이 같은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있다고 봐야 한다”며 “호재가 생겨 두산솔루스의 가치가 높아진다면 그만큼 채권단의 알짜 회사 매각 압박 강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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