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린이 괴질' 사례 정의 나왔다…다기관염증증후군 감시체계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유럽과 미국에서 소아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퍼진 이른바 ‘어린이 괴질’에 대한 사례정의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유럽 및 미국에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해 보고된 소아 특이사례인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대한 정의를 내놨다.

어린이 괴질(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라고 알려진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다기관염증증후군)은 지난달 말 영국 런던의 어린이 8명이 원인 모를 염증성 질환을 앓으며 알려졌다.

이들은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였고 신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염증이 나타났다고 한다. 다기관염증 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는 심장 이상 증세까지 나타나 한 때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로 5세 미만에서 발병하는 가와사키병과 달리 이 병은 10대 후반과 20대 환자까지 발생하는 등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뉴욕주립대 랭건병원에 있는 20대 초반 환자도 다기관염증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의료진은 어린이들의 경우 주로 혈관 내벽에 염증이 생기고,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의 경우 심장 등 주요 장기에서 다발성 면역 과잉 반응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현황 및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 중간조사 경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현황 및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 중간조사 경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내린 사례정의에 따르면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38도 이상의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하고, 염증에 대한 검사실 증거가 있고, 두 개 이상의 다기관 장기를 침범한 입원을 해야 하는 중증 상태를 뜻한다.

또한 염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아야 하고, 현재 또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의 증거가 있거나, 발병 전 4주 이내에 코로나19에의 노출력이 있어야 한다. 이상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면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한다.

정부는 관련 학회 및 협회에 의료기관 내원・입원・퇴원 환자 중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사례 확인 시 당국에 신고하도록 협조를 부탁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부터 다기관염증증후군 감시와 조사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기로 했다”며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대한 국내 현황을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국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여 사례정의 및 신고절차 등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