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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공장들 ‘벌떡’…하반기 판매 경쟁 치열할 듯

중앙일보

입력

폴크스바겐의 독일 츠비카우 공장에서 전기차 ID.3를 조립하고 있다. EPA=연합

폴크스바겐의 독일 츠비카우 공장에서 전기차 ID.3를 조립하고 있다. EPA=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문을 닫았던 글로벌 완성차 공장들이 84%까지 재가동에 들어가며 생산 능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글로벌 12개 브랜드의 공장 278곳의 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달 19일 기준 83.5%가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 달여 전인 지난달 16일 조사 때의 28.8%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4월 조사 때는 한국∙중국∙일본의 공장의 가동률이 높았으나 유럽 공장이 4월말, 미국과 인도 공장이 이달 초부터 정상화하면서 세계 가동률이 대폭 상승했다. 현재 가동률이 낮은 지역은 중남미 지역 정도인데 이들 공장도 조만간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협회 측은 그러나 “공장가동 정상화 추세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 국가별 봉쇄령 지속, 공장내 감염예방 조치, 부품수급 지연 등의 문제에 따라 실제 공장별 생산량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공장들이 문을 열기는 했지만 예전과 같은 생산 물량을 쏟아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 코나 생산라인.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 코나 생산라인.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기아차는 기아차 멕시코공장만 중단 

브랜드별로는 미국과 중국에 공장 한 개씩을 가진 테슬라가 둘 다 정상 가동하면서 100% 가동률을 보인다. 프랑스∙스페인∙러시아 등 한국(르노삼성)을 포함한 7개국에 20개 공장이 있는 르노도 가동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도요타(95.0%), 벤츠 (92.3%), BMW(90.9%), 폴크스바겐(84.6%), GM(82.1%), 닛산(59.3%) 등의 순이었다. 닛산의 공장 가동률이 저조한 건 코로나19 이외에 경영난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제외하고 해외 모든 공장이 가동 중이다. 멕시코 정부는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외국 업체 공장 재가동을 허가해 주는 분위기지만, 열악한 의료 인프라로 ‘락 다운(이동제한조치) 해제’에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기아차는 현재 멕시코 당국에 공장 재가동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연간 40만대 생산능력을 가진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지난해 28.6만대를 생산해 절반을 미국에 수출했다.

협회 측은 “주요 브랜드들의 공장 가동이 순차적으로 정상화함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은 다시 격화할 전망”이라며 “우리 업계도 1분기에 세계 주요시장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앞으로 점유율 확대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내수시장 활황 등으로 한국산 자동차의 1분기 세계 주요시장 점유율은 전 분기 7.3%에서 8.4%로 상승했다.

하지만 2분기 자동차 수요가 최악을 찍을 것으로 전망돼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산업 정상화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글로벌 수요가 얼마나 빨리 살아나 주느냐가 관건이다. 지난달 각국 내수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미국 -53%, 독일 -61%, 영국 -97%를 기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국산 차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58.6% 감소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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