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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탄압"vs"與 힘자랑"···63년생 동갑내기 '한명숙건 충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면 심각한 문제다.”(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력의 힘 자랑으로 보일 수 있다”(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의 비망록 보도로 촉발된 한명숙 전 총리 재조사 논란이 25일 여야 중진들의 설전으로 번졌다. 1963년생 동갑내기 3선인 두 사람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함께 출연했다. 판사 출신의 박 의원과 서울대에서 법학 석사까지 마친 조 의원의 재심 가능성을 둘러싼 법리 논쟁 양상을 띠었다.

지난 12일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자녀 유학을 언급하며 성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는 조해진 미래통합당 당선인[뉴스1]

지난 12일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자녀 유학을 언급하며 성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는 조해진 미래통합당 당선인[뉴스1]

박범계 “비망록 당시 주목 못 받아” vs 조해진 “당시에 보도된 사실”  

박 의원은 “우리나라가 공개재판 주의를 취하는 것은 재판부와 검사ㆍ변호인들끼리 알아서 재판하라는 게 아니고 국민의 감시와 관찰 속에서 재판하는 것”이라며 “(비망록은) 재판 자료로 쓰여지기는 했으나 국민적 관심사가 돼서 갑론을박의 공론의 장에서 얘기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상 어떤 증거를 재심의 이유로 삼으려면 그 증거는 무죄를 입증할만한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한 전 대표의 비망록은 이미 재판과정에서 제출되기는 했지만 국민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만큼 ‘새로운 증거’라고 볼만한 여지가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조 의원은 “비망록도 그때 당시 보도에서 봤다”며 “언론에 보도될 정도면 공개된 일이고 MBC라든지 뉴스타파에서 마치 처음 공개되는 듯이 보도하는 것을 이해할 수 가 없다”고 받아쳤다. 2013년 한 전 대표가 검찰에서 한 “돈을 줬다”는 진술을 법정에서 비망록의 내용대로 뒤집었을 때 한겨레신문 등 일부 언론사가 한 전 대표의 법정진술을 비중있게 보도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조해진 “회유했어도 확정판결 못 뒤집어” vs 박범계 “수사ㆍ재판 부적절"

조 의원은 “대법원 판결까지 난 것을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몰아서 다시 뒤집으려는 시도는 사법체계를 흔들 뿐만 아니라 법적 정의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 소수 의견도 3억을 받은 부분은 다 인정을 했다”며 “(검찰이 한 전 대표를) 회유했다고 하더라도 (돈을 줬다는) 본래의 진술이 옳다고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법정 진술과 검찰에서의 진술이 서로 다를 때 법정 진술이 완전히 엉터리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으면 검찰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려운 것”이라며 “2심에선 한씨를 한 번 더 증인으로 세워달라는 걸 물리치고 속사포처럼 재판을 끝내버렸다”고 재판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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