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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예언했던 진중권, 이번엔 "노무현재단 뭔가 터질 듯"

중앙일보

입력

“정색하고 미리 초를 치는 것을 보니, 노무현 재단과 관련해 곧 뭔가 터져 나올 듯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는 “유시민은 작년부터 그 얘기를 해왔고 이번에는 이해찬까지 그 얘기를 한다”며 “뭘까? 변죽 그만 울리고 빨리 개봉하라. 우리도 좀 알자”고 썼다. 그러면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에 참석해서 한 발언을 덧붙였다. 이 대표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추도사를 통해 “노무현 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각종 현안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진단 및 전망을 해왔다. 그는 과거 정의당 창당 멤버로 고(故) 노회찬 전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노유진의 정치카페’ 팟캐스트를 진행할 정도로 범여권에 가까운 인사였다. 하지만 ‘조국 사태’ 등을 겪으면서 여권을 향해 강하게 날을 세우고 있다. 진 전 교수 스스로 “야당 노릇을 내가 다 한다”(15일 미래통합당 주최 토론회)고 할 정도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은 진 전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안철수신당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은 진 전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안철수신당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특히 진 전 교수는 여권 인사를 겨냥해 ‘앞으로 이렇게 전개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전망하곤 하는데, 여권과 검찰의 관계를 연결 짓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이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혀왔던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다시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총선 불출마와 함께 사실상 정계 은퇴까지 시사했다. 당시 진 전 교수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연루에 따른) 검찰 수사를 피해 도망치려는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이 한동안 정치판을 떠나 있다가 지난 1월 21일 민주당 정강·정책방송 연설 연설자로 출연하자 진 전 교수는 “감 잡고 도망쳤던 임종석. 벌써 돌아왔잖아요. 권력이 검찰을 완전히 장악해 수사도, 처벌도 받을 염려가 없어졌다는 얘기”라면서 “드디어 공습경보 해제. 숨어있던 구멍 밖으로 머리 내밀고 바로 방송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말과 올초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통과, 윤석열 라인 좌천성 인사 등이 이어지며 ‘검찰 힘 빼기’가 완성되자 수사 대상이었던 임 전 실장이 다시 등장했다는 게 진 전 교수의 진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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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월 30일 임 전 비서실장은 울산시장 지방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출석(피의자 신분)했다. 당시 임 전 실장은 검찰청 포토라인에서 “이번 사건은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비난했고, 진 전 교수는 “언론 플레이와 지지자를 선동하지 말고 솔직하라”는 글을 올렸다.

유시민 이사장과도 공방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월 5일 검찰이 신라젠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1부에 재배당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면서 “유시민 건도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오나”고 썼다. 이어 “윤석열 검찰을 악마화한 이유가 실은 조국(전 법무부 장관)을 위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지난해 말에는 유 이사장이 제기한 노무현재단에 대한 검찰의 계좌추적 의혹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4일 검찰이 재단의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며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검찰은 “악의적 허위주장”이라며 반박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이에 진 전 교수는 하루 뒤 “딱히 걸릴 게 없으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될 듯”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같은 달 26일에는 “우리 사회에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 둘 있다. 하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다른 하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다”고 쏘아붙였고, 27일에는 “문 대통령 주변에 간신들이 너무 많다”라고도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지난 1월 7일 진 전 교수를 향해 “이별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최대한 존중하며 작별하는 게 좋겠다”(‘유시민의 알릴레오’)고 대응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달 1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검사가 채널A 기자에게 취재 정보를 흘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겨냥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MBC에 대해 “왠지 프레임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조만간 뭔가 큰 게 터져 나올 것만 같다”고 했다. 그는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윤 총장의) 장모를 공격해대고, 유시민은 윤석열이 공수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자락을 깔고, MBC는 윤석열 측근이 언론사와 내통이 됐다고 보도하고, 열린민주는 법무부에 감찰하라고 성명을 내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라고 썼다.

총선 직전인 지난달 8일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누군가) 총선용 정치 공작을 2~3개 준비한 것 같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김어준이야 원래 상태가 그렇다 치고, 집권당의 대표까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 n번방 사건 음모론을 제기한 데 이어, 이 대표까지 “총선용 정치공작이 이번 주말에 터질 것 같다”고 하자 이를 꼬집은 것이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뭐가 터진다니 지켜보자”고 했다.

이후 총선이 끝나고 일주일가량 지난 지난달 23일 오거돈 부산시장의 강제추행이 알려지자 진 전 교수는 안희정·정봉주·민병두 등을 언급하며 “정말로 대한민국의 주류가 바뀐 모양”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진 전 교수는 최근 여권에서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을 거론하며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에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민주당이 마지막 남은 사법부마저 장악하려 하는 게 아닌가”(5월 21일 페이스북)라고 반응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2월 7일에는 “선거가 끝나면 변화한 역학구도 위에서 다시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중략) 정권에서는 온갖 매체 동원해 검찰 때리고 여차하면 다중의 힘으로 재판부도 압박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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