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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인가 홈쇼핑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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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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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에 간접광고(PPL)가 부쩍 늘어나고 그 방법도 과감해져 시청자들의 불만이 커졌습니다. PPL은 기업이 협찬이라는 명목의 돈을 내고 자신들의 상품을 방송에 등장시키는 광고 기법인데요, 최근 SBS 드라마 ‘더 킹’에 노골적인 상품 홍보 장면이 자주 등장해 논란이 확대됐습니다.

# “드라마 대사가 상품 설명”

“PPL 받을 순 있어, 그 제작비로 드라마 퀄리티가 높아진다면. 근데 홈쇼핑 오명을 쓰고 있잖아? 대사 상황에 녹여내질 못하고. 보기 싫게 만드는 감독, 그리고 자괴감 들어 하는 듯 보이는 배우들도 문제야. 이건 광고회사나 드라마나 누구 하나 본전도 못 찾는 상황이 돼 버린 꼴.” 한 네티즌이 드라마 속 PPL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토로합니다. “PPL에 살을 붙여 드라마로 만든 듯.” “드라마 반이 PPL이네. 보통 드라마 후반에 몰아 나오는데 더 킹은 초반부터 해서 중반엔 상품 설명을 대사처럼 해. 이러다가 후반엔 아예 판매까지 하는 것 아닐까?” 시청자들은 이렇게 반감을 드러냅니다.

# “PPL도 능력인 듯”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PPL 처리할 때 제작진이 고민 많이 한 게 느껴졌고 위화감이 없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안마 의자가 등장할 수도 있지 않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매번 초콜릿 먹고 고깃집 광고도 엄청 길게 들어가지만 상황에 공감이 되어서 그런지 PPL인 게 뻔히 보이는데도 별로 거부감이 들지 않네.” “PPL도 상황에 맞게 넣으면 욕 안 먹어.” 자연스럽게 녹아든 PPL에는 관대한 시청자가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사실 PPL은 이제 필수 불가결” “PPL은 무의식에 각인할 때 진짜 광고효과가 생기는 건데, 그러면 매출이 안 오른다고 생각하는 고객사가 저렇게 하는 걸 원할 것”이라며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PPL도 공감 상황이 필요하다.” “PPL에도 서사를 부여하자.” 방송 제작자들이 이런 시청자들의 인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랍니다.

e글중심지기=김서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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