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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원격 협진·비대면 진료, 의료진·환자 보호 ‘디지털 방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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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파이어니어 인터뷰  김동희 필립스코리아 대표

김동희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의료진의 감염 위험과 피로도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김동희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환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의료진의 감염 위험과 피로도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신속한 진단과 체계적인 확진자 관리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으로 우뚝 섰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한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끝을 아직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백신·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 집단감염과 재유행에 따른 ‘의료 공백’의 문제는 언제든 현실화할 수 있다.

특화된 데이터 처리 기술 활용 #다른 의료업체 장비도 호환 #코로나19 등 다양한 임상 가능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진의 피로는 쌓이고 감염의 위험은 커진다.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위한 새로운 의료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김동희(48) 필립스코리아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의료진과 환자를 지키는 ‘방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과 환자, 의료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연결하는 이른바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환자 관리 통합 의료 시스템)’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의료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나.

 “감염병을 비롯한 중증 질환은 수집하는 데이터는 방대하지만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의료 인력과 시간은 제한돼 있다. 필립스의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은 365일, 24시간 일하는 ‘의료 지원팀’이다. 검사 결과와 전자의무기록(EMR) 등 데이터와 환자의 혈압·맥박과 같이 실시간으로 수집된 활력 징후를 의료진이 알기 쉽게 가공·전달해 준다. 이를 통해 고위험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의료 인력·장비를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병원 내 감염 관리도 중요한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를 직접 보지 않아도 모바일·PC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감염 환자가 입원한 음압실·격리실 출입 횟수를 최소화하고, 방호복을 입고 벗는 과정이 줄어 의료진의 감염 위험과 피로도를 동시에 낮출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환자의 예후나 패혈증 등 합병증 위험을 사전에 의료진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예방적 조치를 통해 입원 환자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결과적으로 의료진의 업무 강도가 줄어든다.”

 -의료 인력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리나라는 지역이나 병원 규모에 따라 의료 인력 편차가 심한 편이다. 특히 중환자 전문의가 부족해 응급 상황에 전문적인 대처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디지털 기술은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다. 예컨대 서로 다른 병실에 입원한 환자 정보를 중앙관제센터 등 ‘컨트롤타워’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소수의 전문 인력으로 최대한 많은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거점 병원의 의료진이 상대적으로 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지역의 환자 진료를 돕는 ‘원격 협진’도 이뤄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을 활용해 대형 병원이 지역 병원의 코로나19 환자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나.

 “필립스의 특화된 데이터 처리 기술을 통해 의료 장비·솔루션이 달라도 이를 교체하지 않고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수집·활용할 수 있다. 환자 관리는 물론 의료 빅데이터를 토대로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코로나19로 의료 시스템 변화가 가속하고 있는데.

 “비대면 진료, 원격 협진 등 디지털 헬스케어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의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 의심 환자 발생 시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스마트폰·웹캠 등으로 환자의 증상을 미리 파악해 진단에 활용한다. 병원과 가정을 연결해 일상생활에서 고혈압·수면무호흡증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제2의 코로나’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의료진과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용인세브란스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서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을 도입·활용하고 있다. 김동희 대표는 “양질의 의료 빅데이터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갖춘 우리나라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선도할 역량이 충분하다”며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구축을 위해 해외에서 적용된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의 경험과 사례를 한국 의료진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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