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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청소년 '편두통', 성인 '심리 문제'가 어지럼증 주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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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신경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흔한 증상 중 하나인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 질환이 연령대별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어지럼증은 단순히 스트레스나 피로감 때문이라고 생각해 간과하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만성화하거나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해 환자들은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면서도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팀(제1저자 김효정 연구중점교수)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약 16년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에서 어지럼증으로 진료받은 2만1166명의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지럼증의 원인 질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이석증이라고 부르는 양성돌발체위현훈(24.2%)이었고, 검사상 정상인 심리어지럼(20.8%),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에 의한 어지럼(12.9%), 편두통성 어지럼(10.2%), 메니에르병(7.2%), 전정신경염(5.4%)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원인 질환을 연령별로 비교했을 때는 차이가 있었다. 19세 미만에서는 편두통성 어지럼(35%)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양성돌발체위현훈(28.2%)이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19~64세 성인에게선 심리어지럼(26.3%)이 가장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 배가량 어지럼증이 더 많이 발생했다. 양성돌발체위현훈, 심리어지럼,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증 모두 여성에게서 더 흔했고, 편두통성 어지럼의 경우에는 무려 81%의 환자가 여성이었다.

 더불어 연구진은 통계청 인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약 30년 후의 어지럼증 환자 수를 추정했다. 2019년 기준 약 200만 명인 어지럼증 환자가 2050년에는 40% 이상 증가해 약 289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6057명의 어지럼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지수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고령화가 매우 가파른 추세로 진행되면서 노인 어지럼증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적 제도 및 의료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신경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신경학저널’에 실렸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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