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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vs 롤스로이스···럭셔리카 '양봉업 전쟁' 불 붙었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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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꿀벌은 세계 식물 식량자원 생산의 대부분을 매개하는 중요한 존재다. UN은 2017년부터 개체수가 줄어드는 꿀벌 보호를 위해 '세계 꿀벌의 날(Wolrd Bee Day)'를 제정해 꿀벌 보호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꿀벌은 세계 식물 식량자원 생산의 대부분을 매개하는 중요한 존재다. UN은 2017년부터 개체수가 줄어드는 꿀벌 보호를 위해 '세계 꿀벌의 날(Wolrd Bee Day)'를 제정해 꿀벌 보호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R사와 B사는 2017년부터 업종 내 최대 양봉업자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R사는 영국 굿우드 본사 공장 인근 17만㎡ 부지에 25만 마리의 꿀벌 서식지를 만들었다. 나무 50만 그루와 들꽃이 넘쳐나는 숲이 조성돼 있다. 공장 지붕의 ‘리빙 루프(Living Roof)에도 꿀벌이 양질의 꿀을 생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물을 심어놨다.

B사는 키우는 꿀벌 수에서 이미 경쟁사인 R사를 넘어섰다. 크루 본사 공장 인근에서 키우는 꿀벌의 수는 30만 마리에 달한다. 영국 토종 꿀벌이 좋아하는 서식환경을 만들기 위해 100여그루의 영국산 토종 나무를 심었고 꿀벌이 좋아하는 들꽃 서식지를 조성했다.

롤스로이스가 양봉업을?

전문가들이 세심하게 관리해 생산한 '롤스로이스 꿀'은 굿우드 아뜰리에에서 차를 주문하는 고객과 본사 방문객에게 제공한다. 사진 롤스로이스 모터카

전문가들이 세심하게 관리해 생산한 '롤스로이스 꿀'은 굿우드 아뜰리에에서 차를 주문하는 고객과 본사 방문객에게 제공한다. 사진 롤스로이스 모터카

치열한 양봉 경쟁을 벌이는 두 럭셔리 브랜드는 바로 롤스로이스 모터카와 벤틀리다. 세계 최고의 럭셔리 자동차를 만드는 두 회사는 2017년 유엔이  ‘세계 꿀벌의 날(World Bee Day· 5월20일)’을 지정한 것을 계기로 멸종 위기에 놓인 꿀벌 보호에 참여해 왔다.

꿀벌은 전세계 야생식물의 90%가 열매를 맺는 데에 필수적인 매개 역할을 한다. 세계 식량자원 생산의 75%에 관여하기도 한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 역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다. 유엔은 난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지구 온난화, 환경 오염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 보호를 위해 ‘세계 꿀벌의 날’을 만들어 각계 관심을 촉구해 왔다.

롤스로이스는 6개의 벌통에서 최상의 꿀을 생산한다. 꿀벌이 서식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만드는 것도 목표다. 사진 롤스로이스 모터카

롤스로이스는 6개의 벌통에서 최상의 꿀을 생산한다. 꿀벌이 서식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만드는 것도 목표다. 사진 롤스로이스 모터카

롤스로이스는 2017년부터 3년째 ‘롤스로이스 꿀(Rolls-Royce of Honey)’을 생산하면서 이에 화답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6개의 영국 전통 목재 벌통을 제작해 꿀벌을 키운다.

럭셔리 자동차 회사답게 각 벌통에는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워크숍이 제작한 스테인리스 명판이 부착돼 있다. 비스포크 워크숍은 주문제작하는 롤스로이스 자동차의 부품을 만드는 장인들이 일하는 곳이다.

6개의 벌통에는 롤스로이스의 5가지 라인업인 ‘팬텀’ ‘레이스’ ‘고스트’ ‘던’ ‘컬리넌’이란 이름을 각각 붙였다. 마지막 벌통은 롤스로이스의 후드 오너먼트(엠블럼)으로 유명한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이라고 부른다.

지역 전문가가 세심하게 관리하고 수확한 ‘롤스로이스 꿀’은 주문제작 자동차의 사양을 요청하는 ‘아틀리에 스위트(Atelier suite)’ 고객과 본사 방문 고객에게 특별히 제공된다.

롤스로이스가 관리하는 벌통은 장인들이 직접 만든 스테인리스 명판이 붙어있다. 각 벌통에는 롤스로이스의 라인업 차종 이름을 달았다. 사진 롤스로이스 모터카

롤스로이스가 관리하는 벌통은 장인들이 직접 만든 스테인리스 명판이 붙어있다. 각 벌통에는 롤스로이스의 라인업 차종 이름을 달았다. 사진 롤스로이스 모터카

영국 최고 자동차 양봉업자는 우리

영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럭셔리 자동차 회사 벤틀리 역시 양봉업에 관심이 많다. 벤틀리는 올해부터 크루 본사 공장의 벌통을 2개에서 5개로 늘려 ‘영국 최대 양봉 자동차 회사’가 됐다. 벤틀리가 키우는 꿀벌 수는 30만마리나 된다.

벤틀리가 키우는 꿀벌의 애칭은 ‘플라잉 비(Flying Bee)’. 벤틀리의 후드 오너먼트 ‘플라잉 비(Flying B)’와 같은 이름이다. 벤틀리는 올해 벌통 1개에서 15㎏씩 최고급 꿀을 생산해 수확기 동안 200병 이상의 꿀을 만들 계획이다. 벤틀리 임직원과 고객, 방문객에게 제공한다.

벤틀리의 벌통에는 장인들이 직접 새긴 벤틀리 명판이 새겨져 있다. 벤틀리는 30만 마리의 꿀벌을 키워 '라이벌' 롤스로이스를 규모에서 제쳤다. 사진 벤틀리

벤틀리의 벌통에는 장인들이 직접 새긴 벤틀리 명판이 새겨져 있다. 벤틀리는 30만 마리의 꿀벌을 키워 '라이벌' 롤스로이스를 규모에서 제쳤다. 사진 벤틀리

벤틀리 관계자는 “생물 다양성에 기여하고 멸종 위기에 놓인 꿀벌의 보호에 참여함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벤틀리의 정신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최고의 꿀을 생산하고 꿀벌 서식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50년 이상의 양봉 전문가를 고용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자동차 양봉업자는 포르쉐

롤스로이스와 벤틀리가 영국 최고를 놓고 겨루고 있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양봉업자는 따로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 산하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다.

포르쉐는 독일 라이프치히의 오프로드 주행 시험장 내에 무려 300만 마리의 꿀벌을 기르고 있다. 서식지 면적은 4만㎡나 되고, 132만㎡의 숲이 둘러싸고 있다. 오프로드 시험장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멸종 위기종 보호에 힘쓰고 있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가 영국 최대 자동차 양봉업자 타이틀을 놓고 다투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양봉업자는 따로 있다. 독일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다. 사진 포르쉐

롤스로이스와 벤틀리가 영국 최대 자동차 양봉업자 타이틀을 놓고 다투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양봉업자는 따로 있다. 독일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다. 사진 포르쉐

포르쉐가 연간 생산하는 꿀 생산량은 400㎏. 최고급 품질의 이 꿀은 라이프치히의 포르쉐 서비스센터에서 병당 8유로(약 1만원)에 판매하며, 수익금은 꿀벌 보호를 위해 사용한다.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BMW도 본사가 있는 뮌헨과 라이프치히 자동차 주행시험 시설 인근에서 꿀벌 25만 마리를 키운다.

포르쉐는 독일 라이프치히 오프로드 구역에서 300만 마리의 꿀벌을 키우고 연간 400㎏의 최상급 꿀을 생산한다. 사진 포르쉐

포르쉐는 독일 라이프치히 오프로드 구역에서 300만 마리의 꿀벌을 키우고 연간 400㎏의 최상급 꿀을 생산한다. 사진 포르쉐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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