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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김재규가 밝힌 10·26 그날, 재판 육성녹음 전격 입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그려진 1979년 10월 26일 밤 궁정동 안가에서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입수한 10·26 사건 1·2심 재판 육성 테이프 53개(128시간 분량)를 통해 군사법정에서 벌어진 치열했던 공방을 공개한다.

그동안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법정 최후진술과 박선호 의전과장, 박흥주 수행비서 등의 법정 진술 일부만 공개됐을 뿐, 중정 안가 경비원 이기주, 유성옥, 김태원, 유석술 등 사건 관계자 30여명의 육성이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사건의 전모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지휘한 군 합동수사본부는 차지철과의 충성 경쟁 과정에서 소외된 김재규 전 중정부장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저지른 범행으로 결론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내란목적 범행이라는 판결을 두고 8:6으로 첨예하게 대립할 정도로, 김재규 측의 범행 동기나 과정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이어져 왔다.

박정희 정권에서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재규(1926~1980)의 유족이 제공한 가족 사진. 초상권 보호 처리한 나머지를 제외하고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재규, 그의 아내 김영희, 부친 김형철(1976년 사망), 모친 권유금(2001년 사망), 셋째 여동생 정숙, 셋째 매제 김양환. 명절에 8남매가 다 모인 가족사진으로 촬영시점은 1970년 1월1일로 추정된다. 당시 공무원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양력으로 설을 쇠었다. [사진 김재규 유족]

박정희 정권에서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재규(1926~1980)의 유족이 제공한 가족 사진. 초상권 보호 처리한 나머지를 제외하고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재규, 그의 아내 김영희, 부친 김형철(1976년 사망), 모친 권유금(2001년 사망), 셋째 여동생 정숙, 셋째 매제 김양환. 명절에 8남매가 다 모인 가족사진으로 촬영시점은 1970년 1월1일로 추정된다. 당시 공무원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양력으로 설을 쇠었다. [사진 김재규 유족]

한편 이번 자료에선 당시 재판 과정이 외부로 고스란이 유출되거나 외압이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드러났다. 당시 법정에서는 녹음이 허가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입수한 녹음 테이프에는 “감도가 하나도 안 된다. 오바. 현재 고장인가 이상. 에이씨. 야, 최 일병, 최 일병” “김재규 영웅이네 영웅, 저거 넣으면 안 되는데 오리발” 등 법정 뒷방에서 재판을 감시하던 합수부 관계자들 목소리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비밀 녹음이 됐다는 당시 변호인의 주장은 있었지만, 증거로서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자료는 JT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도 21일 오후 11시에서도 상세히 공개한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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