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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3%대에 받은 주담대 갈아탈까…역대 최저 2%대 금리에 고민

중앙일보

입력

회사원 장모(31)씨는 최근 3년 반 전에 받았던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까 고민 중이다. 당시 은행에서 3.96%의 혼합형(고정금리 5년 이후 변동금리 적용) 금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요즘에는 이자율이 2%대 중반으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다. 장씨는 “알아보니 금리 차이가 제법 크게 나서 대출을 갈아탈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린 이후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수신금리를 내리면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0%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연속 하락이다.

주택담보대출. 셔터스톡

주택담보대출. 셔터스톡

이에 따라 21일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는 2.27~4.31%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이 2.27~3.88%로 가장 낮고, 국민은행 2.40~3.90%, 신한은행 2.45~3.7%, 하나은행 2.701~4.001%, 우리은행 2.71~4.31%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존 대출자 가운데 요즘 대출금리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연말보다 15조3000억원 늘어난 858조2000억원이다.

변동이냐 고정이냐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혼합형(초기 5년 고정금리)과 변동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혼합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혼합형 금리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에 연동되는데, 3~4월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융채까지 팔면서 채권 금리가 올랐기(채권 가격 하락)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금융채 금리가 다시 하락하면서 혼합형 금리도 소폭 떨어졌다. 21일 기준 우리은행(2.72~4.49%), 신한은행(2.61~3.652%)의 혼합형 금리는 변동형보다 높았지만, 하나은행(2.312~3.612%), 국민은행(2.15~3.63%), 농협은행(2.18~3.59%)은 혼합형이 더 낮았다. 이 때문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혼합형 금리가 좋은지, 변동형 금리가 좋은지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며 “향후 금리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3%대 혼합형 대출, 갈아타는 게 좋을까

기존 대출자 가운데 3%대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할만 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코로나19 영향과 시장 변동성에 따라 당분간 불안정한 등락을 보일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몇 년 전 까지는 고정금리형 대출을 많이 권유했는데, 지금은 정책금리가 워낙 많이 떨어진 데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변동형 금리의 매력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갈아탈 때 1% 안팎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만약 이자 절감 금액이 중도상환수수료 대비 많이 크지 않다면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당장 대출을 갈아타기 전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직장 내 직위 상승이나 소득 증가를 근거로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신청 후 5~10일 내 승인되므로 해당되는 사람은 시도해보면 좋다.

신규 대출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신규로 받는다면 변동형 금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변동형 금리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는 최소 1~2년 영향을 보고 하기 때문에 한은이 당장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은 낮다”며 “향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금리 수준만 놓고 보면 혼합형과 변동형 금리의 차이가 별로 없지만, 향후 기준금리 추이를 생각하면 변동형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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