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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조사 띄우는 與···진중권 "사법부 노리나, 불길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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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정부와 여당이 최근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을 거론하며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치권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권의 이러한 주장을 지목하며 "사회의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진 전 교수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마지막 남은 사법부마저 장악하려 하는 게 아닌가 하여 이 사태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본인(한 전 총리)이 나서서 억울하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당정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권의 이러한 움직임을 '지극히 불순해 보이는 프로젝트'라고 규정하고 "어용언론들이 총대를 메고 나선 것, 거기에 선동된 대중들이 요란하게 떠드는 것 역시 이 사회의 앞길에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권언유착을 활용한 대중선동, 그것을 빌미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당정, 잘 들여다보면 계속 반복되는 어떤 '패턴'이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안철수신당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안철수신당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최근 일부 언론은 한신건영 대표였던 고(故) 한만호씨의 옥중 비망록 내용을 근거로, 당시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한씨에게 진술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의 비망록 보도와 이에 대한 여권의 재조사 주장은 권언유착이라는 게 진 전 교수의 생각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사법체계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라면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당연히 맞서야 하는데 추 장관은 이를 포기하고 민주당 의원 같은 모습을 보였다"며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이 전날 한 전 총리와 관련한 질문에 "이 사건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권 의원은 "재판에 의해 확정된 사실과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게 사법 불신이고 재판 불복"이라며 "증거가 가리키는 사실 관계를 외면하고자 하는 게 사법농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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