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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억8000만원이라던 쉼터 건축비, 신고금액은 7600만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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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서운산 자락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전경. 채혜선 기자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서운산 자락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전경. 채혜선 기자

경기도 안성 위안부 피해자 쉼터가 2010년 건축 승인될 당시 신고된 건축비, 토목공사비 등 사업소요 금액이 7674만원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앞서 정의기억연대는 건축업자 김모씨로부터 2013년 7억5000만원에 사들인 이 건물 건축비가 4억8000만원이라고 밝혔다. 3.3㎡(1평) 당 600만원을 들여 실건축 연면적 264.25㎡(80평) 건물을 지었을 때의 금액이다. 하지만 7674만원을 기본 건축비로 한정해 마감공사 등 각종 비용을 더하더라도 최종 건축비 4억8000만원은 과하게 부풀려졌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안성 쉼터의 건축신고서, 준공허가서, 사업계획서 등에 따르면 김씨는 관련 서류를 2010년 8월 작성했다. 김씨는 2층 단독 주택을 짓는데 건축 공사비 5000만원, 토목 공사비 1529만원, 농지전용부담금 544만 8000원, 운임비 500만원, 기타 공사비 100만원 등 총 7673만8000원이 사용된다고 안성시에 제출했다. 앞서 김씨는 2007년 아내 명의로 해당 부지를 3520만원에 매입했다.

2010년 8월 안성 쉼터의 건축 허가 당시 작성된 준공허가서류. 김모 대표는 이 서류에서 건축공사비 등 사업소요 금액을 7674만원으로 산정해 안성시에 제출했다. [정진석 의원실]

2010년 8월 안성 쉼터의 건축 허가 당시 작성된 준공허가서류. 김모 대표는 이 서류에서 건축공사비 등 사업소요 금액을 7674만원으로 산정해 안성시에 제출했다. [정진석 의원실]

김씨는 서류에서 “본인이 자금을 조달해 직접 감독하에 착공·준공을 이행할 것이며, 이후 직접 관리·운영하겠다”고 적었다. 주택 평면도도 제출했다. 1층에 출입구(현관) 2개, 주방 1개, 다용도실, 방 3개, 화장실 2개를 배치하고 2층에 방 1개와 화장실 1개를 배치한다는 내용이다. 주택은 스틸하우스 구조로, 지붕은 OSB 합판 지붕으로 짓겠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이는 실제 완공된 안성 쉼터의 구조와 동일하다. 쉼터는 2010년 9월 3일 착공, 2011년 7월 22일 사용 승인, 2012년 11월 완공(소유권보존등기)의 절차를 밟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안성시에 제출된 사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정의연이 밝힌 건축비는 ‘뻥튀기’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서울 지역 건축업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기본 건축비가 7600만원인데 최종 건축비 4억8000만원이라는 건 마감과 인테리어 등에만 4억원 이상을 썼다는 얘기"라며 "그 반대라면 모를까 상식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 관계자는 “정의연이 공개한 쉼터 건축비가 부풀려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라며 “쉼터를 고가에 매입한 배경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2011년 7월 쉼터의 사용승인 당시 사용승인신청서에 첨부된 쉼터 1, 2층 평면도 [정진석 의원실]

2011년 7월 쉼터의 사용승인 당시 사용승인신청서에 첨부된 쉼터 1, 2층 평면도 [정진석 의원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정의연은 7억5000만원을 주고 사들인 쉼터에 추가로 1억여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들였다고 밝혔다. 결국 8억5000만원 이상을 쓴 것이다. 이 쉼터는 지난달 원가의 반값에 불과한 4억2000만원에 매각됐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시세보다 쉼터를 비싸게 사들여 특정인에게 특혜를 준 혐의(업무상 배임 등) 등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앞서 윤 당선인은 “건축 자재의 질, 건축기법 등이 고급이었다”고 고가 매입 의혹을 부인했다. 김씨 역시 중앙일보에 “최고 좋은 벽돌을 써서 열심히 지은 집으로 8억~9억원을 받으려다가 싸게 내준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이 대표로 있던 안성신문의 운영위원장이다. 쉼터 매각 당시 이 당선인이 김씨와 윤 당선인을 연결해줬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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