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윤미향…이용수 할머니 “법에서 다 심판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20.05.21 00:02

업데이트 2020.05.2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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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검찰이 회계부정 의혹 등이 제기된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 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정의연 사무실 문이 닫혀 있다. [뉴스1]

검찰이 회계부정 의혹 등이 제기된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 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정의연 사무실 문이 닫혀 있다. [뉴스1]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회계 부정 및 부동산 관련 의혹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9일 대구를 찾아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다고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이 20일 전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수차례 방문 거부하다 만남 성사
할머니 “25일 기자회견 때 와라”
정대협 활동 문제점 지적 예상
민주당 여론 악화 위기감 커져

이들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할머니가 머무는 모처로 찾아갔고 만남은 5~10분간 이뤄졌다. 일부 언론은 윤 당선인이 무릎을 꿇고 이 할머니가 서운한 감정을 느끼게 한 데 대해 사과했고,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윤 당선인과 정대협에 대해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고 비판했고, 이후 수차례 찾아온 윤 당선인을 만나지 않았다. 이에 만남이 성사된 것 자체를 이 할머니의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당시 자리에 있던 이 할머니의 지인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용서한다거나 화해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이 무릎을 꿇자 안아주면서도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 때와 다른 입장을 보이진 않았다는 것이다. 또 A씨는 “이 할머니는 ‘다른 거는 법에서 다 심판할 거’라고 했고, 조만간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오라는 말씀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13일 월간중앙 인터뷰에서도 정의연이나 윤 당선인과 화해할 생각이 없냐는 수차례 질문에 “화해는 안 한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미향(左), 이용수(右)

윤미향(左), 이용수(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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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한겨레는 이날 대구에서 만난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데 대체 무슨 용서를 비는지 저는 분간하지 못했다. 기자들이 용서를 해줬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종합하면 이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과 화해하고 국회 입성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그간의 위안부 피해자 인권 운동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다시 확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검찰 수사와 행정안전부 감사 등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외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당분간 ‘정중동’ 자세를 취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뒤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의혹과 관련해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것이 당의 입장임을 밝힌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여론 악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논란을 수습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의 공개발언도 잇따라 나왔다. 노웅래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제는 국민의 상식,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도 라디오에서 “실제 개인적 유용이 있었다면 이건 당 차원에서 보호하고 자시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분위기를 보니 윤미향 건은 제2의 조국 사태로 갈 것 같다. 민주당이 이 할머니와의 화해를 계기로 총력 방어 태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올렸다. “조국은 갔지만, 조국 프레임은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대구=심새롬·백경서 기자,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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