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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먹거리·벤치까지 브릭으로…레고랜드는 마니아 천국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11)

이번 시간부터는 ‘레고의 성지를 가다’라는 주제로 전 세계의 레고 관광지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 만나볼 곳은 단연, 레고 콘셉트의 대형 야외 테마파크인 레고랜드입니다. 최초의 레고랜드는 레고가 탄생한 덴마크 빌룬드에 1968년 설립되었습니다. 레고 창업자인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이 사망하고 회사를 이어받은 그의 아들 고트프레드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의 아이디어였죠.

레고 공장 밖에 유리관을 설치해 다양한 제품을 진열해 둔 것을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좋아하는 것을 보고 레고랜드의 아이디어가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단 하나의 완구 브랜드로 테마파크까지 지어진 것이 놀랍고 부럽기만 합니다. 이 최초의 레고랜드는 개장하자마자 큰 성공을 거두었고,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덴마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19년 동료들과 빌룬드를 방문하여 레고랜드 앞에서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는 겨울 시즌이라 안타깝게도 내부를 구경하지는 못했습니다. 유럽 지방에 있는 레고랜드는 각 나라별 겨울철 기온에 따라 휴업하는 경우가 있으니 방문하시기 전에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덴마크 빌룬드의 레고랜드. [사진 브릭캠퍼스]

덴마크 빌룬드의 레고랜드. [사진 브릭캠퍼스]

두 번째로 레고랜드가 개장한 곳은 영국으로 덴마크의 거의 4배 규모로 건설되었으며 역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후 미국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독일, 말레이시아, 두바이, 일본 등에서 차례로 개장하여 현재 전 세계에 8개의 레고랜드가 존재하며 2022년, 중국 상하이에 완공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레고랜드 건설 계획이 있는데요, 2007년부터 춘천 중도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공사 중에 있습니다.

건설 초기부터 사업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고 진행과정에서 시행사의 횡령 사건, 현장 공사 중 유물 발견으로 인한 공사 중단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완공이 계속 미뤄져 왔습니다. 최근 춘천시에서 발표한 완공 목표가 2021년이니 만일 계획대로 된다면 대한민국의 레고랜드는 세계 9번째이고 상하이가 10번째가 되겠네요!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레고랜드 여행을 떠나 보겠습니다. 저는 2003년에 캘리포니아, 2017년에 일본 나고야 레고랜드를 다녀왔습니다. 캘리포니아 레고랜드를 방문했을 땐 디지털 기기가 막 보급되던 시절인지라 괜찮은 사진이 얼마 없더군요. 워낙 오래되어 기억도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 소개하는 레고랜드는 최근 가족들과 다녀온 일본 나고야 레고랜드입니다. 제가 브릭 관련 일을 시작하고 난 뒤에 가 본 곳이라 독자분들께 좋은 정보를 잘 전달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레고랜드 재팬 맵. [사진 레고랜드 재팬 홈페이지]

레고랜드 재팬 맵. [사진 레고랜드 재팬 홈페이지]

위 사진은 레고랜드 재팬의 전체 지도입니다. 레고랜드 재팬은 전체 면적이 약 130,000m^2로 에버랜드의 1/10 크기 정도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제일 큰 레고랜드는 영국 윈저에 위치한 것으로, 총 600,000m^2로 에버랜드의 절반 정도 크기입니다. 레고랜드 재팬은 총 7개의 테마로 나누어져 있는데 식음과 쇼핑 공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5개의 테마로 볼 수 있겠네요.

일단 레고랜드에 대한 총평을 먼저 하자면 모든 건물의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콘셉트는 물론, 먹거리, 볼거리, 조형물, 거리의 벤치까지도 모두 레고 콘셉트로 이루어져 있어 레고와 브릭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그야말로 환상의 공간입니다. 저 역시 레고를 너무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들어가는 입구부터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일단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크기의 레고 용이 우리를 반겨주거든요.

레고랜드 곳곳에 사진과 같은 거대 레고 조형물들이 서 있는데, 사람 크기만 한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1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조형물들을 보기만 해도 감동이지요. 도대체 저걸 어떻게 조립하고 여기까지 옮겨왔을까요? 하루 종일 이 테마파크를 걷다 보면 이렇게 크고 작은 레고 조형물들 수없이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작품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레고랜드는 가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레고랜드 재팬 입구에 위치한 거대한 레고 용.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재팬 입구에 위치한 거대한 레고 용.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 프렌즈와 쌍둥이 아들.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 프렌즈와 쌍둥이 아들.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재팬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은 핵심 타깃을 너무 영유아로 낮추었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야외 테마파크의 핵심은 ‘탈 것’(Ride Attraction)에 있죠. 하지만 레고랜드의 ‘탈 것’은 거의 대부분 영유아(3세~8세) 용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7년엔 저희 쌍둥이 아이들이 중학교 1학년이었던 터라 모든 기구들을 시시해하더군요. 유니버설 스튜디오 정도의 스릴까지는 아니더라도, 레고와 브릭을 좋아하는 청소년과 성인들도 흥미를 느낄 한 어트랙션이 부재한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레고랜드 Ride attraction. [사진 레고랜드 홈페이지]

레고랜드 Ride attraction. [사진 레고랜드 홈페이지]

청소년과 성인들이 탈만한 어트랙션이 별로 없지만 한 가지,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드벤처 존’에 있는 바다 탐험 잠수함입니다. 잠수함을 타고 해저 세계를 탐험하는 것인데, 레고로 만든 조형물들이 실제 물속에 설치되어 있고 상어, 가오리 등 살아있는 생물이 그 속을 헤엄치고 있습니다. 거대 아쿠아리움 규모는 아니지만 아쿠아리움과 레고의 조합은 충분히 멋집니다. 레고랜드 라이드 어트랙션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지요.

레고랜드 어드벤처 존 바다 탐험 잠수함.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어드벤처 존 바다 탐험 잠수함. [사진 브릭캠퍼스]

뭐니 뭐니 해도 레고랜드의 정점은 미니랜드입니다. 세계 8개의 모든 레고랜드 중앙에는 동일하게 미니랜드가 있습니다. 미니랜드는 ‘레고로 만든 작은 세계’로 사람을 약 10cm로 만든 스케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미니피겨 스케일이면 더 좋았겠지만 아마도 건물의 디테일을 포기할 수 없어 선택한 스케일인 것 같습니다.

레고랜드는 모든 테마가 거의 동일하지만 이 미니랜드만큼은 각국의 도시와 유명 관광지를 표현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레고랜드 재팬에는 도쿄, 오사카 등의 도심이 디오라마로 펼쳐져 있고, 캘리포니아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 뉴욕 맨해튼, 금문교 등을 표현한 미니랜드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찍은 레고랜드 재팬의 미니랜드입니다. 한눈에 봐도 일본 건축물의 특징들이 보이시지요? 이 외에도 해적을 소재로 한 ‘Pirate Shores’, 중세를 소재로 한 ‘Knights Kingdom’, 그리고 각종 브릭 조립 체험을 할 수 있는 ‘Brick Topia’ 등의 테마가 있습니다.

레고랜드 재팬의 미니랜드.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재팬의 미니랜드.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캘리포니아 미니랜드. [사진 레고랜드 홈페이지]

레고랜드 캘리포니아 미니랜드. [사진 레고랜드 홈페이지]

자, 이렇게 간단하게 레고랜드를 살펴보았습니다. 레고랜드는 제가 당연히 사랑하는 테마파크입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레고랜드 안에 ‘창작’과 ‘예술’이 빠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체험의 아쉬움을 달래는 코너가 분명히 있지만 전체 레고랜드 규모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부분만을 할애하고 있고 ‘브릭 작품’이라면 앞에 소개한 미니랜드 정도입니다.

브릭의 가장 큰 매력은 ‘창작’과 ‘예술’에 있다고 믿는 저로서는 소위 ‘레고랜드’라면 이런 부분도 모두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늘 생각한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완한 레고 최고의 성지 ‘레고 하우스’를 가보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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