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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자대표 해임에···비판 기사 7차례 쓴 윤미향 남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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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더불어시민당 윤미향(55) 당선자의 남편이 수원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으로 활동하다 해임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에 상대편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직접 써서 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아파트는 윤 당선인이 2012년 4월 경매로 취득한 곳으로, 자금 출처를 놓고 윤 당선인의 해명이 달라져 논란이 됐다. 김씨가 발행인·편집인으로 있는 인터넷신문은 윤 당선인이 대표로 있었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소식지를 편집 디자인한 곳이다.

1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2014년 동대표를 하다가 2015년 1월 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 출마에 당선됐다.
하지만 김씨가 입주자대표회장이 된 이후인 그해 1월 김씨가 발행인·편집인으로 있는 인터넷신문에 이 아파트와 관련된 연속 기획 기사가 7차례 게재됐다. 관리사무소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작성한 사람은 김씨 본인이었다. 자기 일을 보도한 것이다.

주민들이 해임안 제출하자 "회장 몰아낸다" 기사도 써  

이후 아파트 내부에선 김씨에 대해 반발하는 주민들이 생겨났다. 당시 화성시에서 아파트 인근에 화장장 건립을 추진했는데 김씨가 입주민대표회장이 되면서 관리비 등을 화장장 건립 반대 집회·시위 비용 등으로 지출했고 이로 인해 관리사무소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화장장 건립저지 집회 등을 주도했던 비상대책위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김씨가 아파트입주자대표 회장으로 있던 시기에 김씨의 이름이나 해당 아파트 명의로 후원금이 들어온 내역이 올라와 있다.

일부 주민들이 그해 3월 김씨에 대한 해임안을 제출했다. 김씨는 그해 4월 6일엔 "아파트 일부 동대표가 부당한 해임 사유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몰아내려 하나"는 기사를 썼다. "감사와 일부 동대표가 왜곡된 사유로 입주자대표회장(김씨)를 해임하려고 한다"며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김씨는 그해 7월 입주자대표회장에서 해임됐다.

"본인 사안 주관적 보도는 윤리적으로 문제"  

그 이후에도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엔 해당 아파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게재됐다. 이에 대해 이수범 인천대 신방과 교수는 "언론인은 객관적인 내용을 사실·보도해야 하는데 주관적인, 그것도 본인의 일을 보도하는 것은 언론 윤리적으로 올바른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A언론사에 올라온 김씨에 대한 기사. 작성자가 김씨 본인이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A언론사에 올라온 김씨에 대한 기사. 작성자가 김씨 본인이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언론 홈페이지. 윤 당선인이 대표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관련된 배너광고(검은색 동그라미)가 보인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언론 홈페이지. 윤 당선인이 대표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관련된 배너광고(검은색 동그라미)가 보인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윤 당선인의 남편인 김씨는 정의연이 2013년 안성시에 마련한 위안부 쉼터 매입 과정에서도 역할을 했다. 쉼터는 당시 안성신문 대표였던 더불어민주당 이규민(경기 안성) 당선인이 중개했는데 이 당선인과 김씨는 2010년 경기지역언론사협회 출범을 전후로 친분을 쌓았다. 이 당선인은 2017년 ‘안성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아 안성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는데 당시 소녀상 건립추진위 발족식에 윤 당선인이 직접 참석해 강연했다.

김씨가 운영한 인터넷신문은 윤 당선인이 대표 등으로 있었던 정대협과 정의연이 2015~2019년 발간한 소식지 편집 디자인을 맡아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2019년의 경우 4곳에 견적을 받아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곳(김씨 운영 인터넷신문)에 편집 디자인을 맡겼다. 그 전에는 관련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넷신문 홈페이지 오른쪽에는 윤 당선인이 대표로 있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 배너도 올라와 있다. 이를 누르면 정의연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김씨 "나중에 연락하자" 문자...통화 응하지 않아 

이에 중앙일보는 김씨의 답변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김씨와 해당 인터넷신문 측에 연락을 취했다. 인터넷신문으로 전화해도 김씨의 휴대전화로 연결됐지만 김씨는 "나중에 전화드려도 될까요"라는 문자를 남겼을 뿐 통화에 응하지는 않았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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