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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연등회, 코로나19로 40년만에 올해 취소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40년 만에 처음으로 불교계 연중 최대 행사인 연등회가 올해 취소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19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과 24일 열릴 예정인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그리고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리던 연등회 행사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중앙포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리던 연등회 행사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중앙포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매년 열리는 연등회 행사가 최소된 것은 1980년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계엄령으로 인해 행렬이 금지돼 열리지 못한 이후 40년 만이다.  그만큼 한국 불교계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큰 결정을 내린 셈이다.

이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더믹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 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특히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들의 일상 생활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일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우리는 모두 방역 당국의 지침을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여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리던 연등회 행사는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행사이기도 하다. [중앙포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리던 연등회 행사는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행사이기도 하다. [중앙포토]

불교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각종 법회와 행사를 전격적으로 중단하고, 일부 주요 사찰에서는 산문폐쇄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원행 스님은 또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인 행사로 천년을 넘게 이어 온,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전통문화다. 특히 올해 12월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불교계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오는 23일 예정했던 ‘연등법회’와 ‘연등행렬’을, 그리고 24일 예정했던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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