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홈 버튼 지문인식이 그리웠다"
애플이 이달 초 출시한 아이폰SE는 최저 55만원(저장용량 64GB 모델)의 실속형 스마트폰이다. 애플이 지난해 9월 내놓은 아이폰11프로(최저 139만원)나 11프로 맥스(최저 155만원)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앱등이'로 꼽히는 코딩교육 스타트업 '멋쟁이 사자처럼'(멋사)의 이두희(37) 대표와 '2세대 아이폰SE'를 체험해봤다.
이대표와 함께 둘러본 아이폰SE는 저장용량 256GB, 출고가격은 76만원으로 가장 높은 사양을 갖춘 모델이다. 일단 이 대표는 홈 버튼부터 살펴봤다. 아이폰8 이후 3년 만에 되살아난 홈버튼이다. 그는 "요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홈 버튼 지문인식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아이폰11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잠금 해제하려면 암호를 입력하거나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3년 만에 돌아온 홈버튼에 "그리웠다"
이 대표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이폰SE와 아이폰11프로, 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는데 화질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의 형체를 인식해 피부톤을 환하게 만들어 아이폰11 못지않은 선명한 화질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광학식 손떨림보정장치(OIS) 덕분인지 초점이 잘 맞아 피사체가 흔들려 보이지도 않았다.
덕수궁 대한문도 촬영해봤다. 구름이 껴 있는 날씨를 표현하기에 둘 다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아이폰11프로에는 뒷면에 트리플 카메라가 아이폰SE에는 1200만 화소 싱글 카메라가 각각 탑재됐으나 두 스마트폰 모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A13 칩셋을 탑재했다. 애플이 자랑하는 '스마트폰의 두뇌' A13의 인공지능(AI) 기반 후처리 능력을 실제 체험한 대목이다.
다만 야간 사진에선 아이폰11프로가 보다 뛰어난 색 재현력을 나타냈다. 야간 촬영 시에는 렌즈 크기, 카메라 개수 등 물리적 성능이 인공지능(AI)과 비교해 사진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SE는 A13 칩셋의 성능을 십분 활용해 증강현실(AR) 기능이 들어간 앱도 무리 없이 구동됐다. 이용자의 발을 갖다대면 AR 환경에서 운동화를 신어볼 수 있는 앱을 돌렸더니 버벅임 없이 나이키·아디다스 등 브랜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게 가능했다. 이 대표는 "칩셋에 내장된 코드가 복잡했다면 앱이 끊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애플이나 퀄컴, 삼성, 화웨이가 만들어내는 칩셋에는 모두 AI를 쓸 수 있게끔 코드가 짜여 있다. 코드값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의 성능이 결정되는 구조다.
총점 ☆☆☆☆, "짧은 배터리 시간은 아쉬워"
이 대표가 아이폰SE에 내린 평점은 별 4개.(별 5개 만점 기준). 그는 "10년 된 클래식한 쏘나타에 최신 엔진을 장착해 마치 옛날 차량을 최신식으로 리스토어(복원)한 느낌"이라면서도 "아이폰8과 같은 옛날식 UI와 배터리는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터리 사용 시간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소셜미디어 '유튜브'로 뮤직비디오를 약 2시간 동안 시청했더니 배터리가 82%에서 53%로 떨어졌다. 아이폰SE는 약 1800 밀리암페어시(mAh)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나오는 최신 5G 스마트폰(4000~5000mAh)과 비교하면 용량이 작다.
아이폰SE의 화면 크기는 4.7인치로 아이폰XS(5.8인치)나 6인치대 갤럭시 스마트폰보다 작다. 특히 아래위로 검게 나타나는 넓은 테두리(베젤) 때문에 시각적으로 화면이 좁아 보였다. 하지만 또 그 작은 화면 때문에 한 손으로 폰을 조작하기는 한결 수월하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