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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만들고 서빙까지 다한다…직원 없는 24시간 카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문에서 음료 제조, 배달까지 모두 로봇이 담당하는 카페가 대전에 등장했다. 이 카페는 하루 24시간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대전시 유성구에 스토랑트 카페 최근 문열어 #키오스크 주문, 바리스타 로봇 제조, 로봇서빙 #24시간 무인시스템, 언택트 시대 눈길 끌어

18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스토랑트’ 카페. 이곳은 찾은 고객들은 키오스크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좌석까지 선택했다. 신용카드로 음료값을 결제하자 바로 옆에 있는 스마트 바리스타 로봇이 작동했다. 가로·세로 2m 크기의 상자 안에서 로봇 팔(협동로봇)이 바쁘게 움직인다. 큰 어항과도 같은 투명한 상자 안에서 협동로봇이 준비된 컵을 빼 손에 쥐고 음료를 내리고 시럽과 얼음까지 넣는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돌 로봇카페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유성구 봉명돌 로봇카페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로봇카페에서 바리스타 로봇(분홍색)이 음료를 서빙로봇 배송판에 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로봇카페에서 바리스타 로봇(분홍색)이 음료를 서빙로봇 배송판에 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그러자 서빙로봇(토랑)이 바리스타 로봇에 접근했다. 서빙로봇은 영화 '월-E'에 등장하는 '이브'와 비슷하게 생겼다. 바리스타 로봇이 서빙 로봇의 배송 판에 음료를 올려놓는다. 서빙로봇은 주문한 고객의 자리로 정확히 이동한다. 고객이 음료를 들자 “아이스 아메리카노입니다” “맛있게 드세요”라고 멘트도 날린다.

 이 카페는 대덕특구 내 반도체 부품 기업 '비전세미콘’이 지난 15일 문을 열었다. 스토랑트는 'Smart Automatic Restaurant'의 줄임말이다. 주문·결제부터 제조·서빙까지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 카페에는 빵과 과자를 파는 코너도 셀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빵 주문도 키오스크를 통해 할 수 있다. 이곳을 찾은 이명순(53)씨는 “로봇이 주문한 커피를 써빙까지 해주니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미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2014년 스마트팩토리 분야 연구개발을 시작했다”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도 진출해보자는 차원에서 카페를 열게 됐다”고 했다. 회사측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하며 언택트(비대면)가 일상화되고 있어 로봇카페는 새로운 'K-사이언스'로 주목받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비전세미콘은 올해 안에 전국에 10개의 로봇 카페를 구축할 예정이다. 로봇시스템 구축에만 2억원 정도 필요하다고 한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스토랑트 카페에서 서빙로봇이 배달한 음료를 고객이 집어 들고 신기해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스토랑트 카페에서 서빙로봇이 배달한 음료를 고객이 집어 들고 신기해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곳 로봇은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스마트 바리스타에서는 커피·에이드·밀크티 등 50여 가지 음료 제조가 가능하다. 음료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30초~2분이다. 항상 정해진 레시피대로 제조하기 때문에 양과 질이 일정한 게 장점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서빙로봇은 천장에 설치된 원 모양 '랜드 마커'를 통해 설정된 경로로만 이동한다. 안전 기능이 설정돼 있어, 사람·장애물을 마주하면 다른 경로를 찾는다. 비전세미콘의 이동배 연구소장은 “빅데이터·위치인식·사물인터넷·로봇 등 첨단 기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충전형 로봇인 토랑은 주문이 없을 시엔 별도의 장치로 이동해 스스로 충전한다. 비전세미콘은 조만간 서빙 로봇 토랑이 주문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서빙로봇과 바리스트 로봇(뒤편).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서빙로봇과 바리스트 로봇(뒤편). 프리랜서 김성태

 회사측은 “무인 카페 운영으로 종전의 카페 종업원 같은 일자리는 사라지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했다. 카페를 24시간 운영함에 따라 관리 요원이 매장당 1명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통섭 비전세미콘 대표는 "완벽한 비대면 로봇 시스템과 음압 병동과 같이 밖에서 공기가 들어왔다 밖으로 나가는 구조를 접목해 '감염병 대응 하우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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