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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장률 2분기 연속 뒷걸음…“이번 분기 -20%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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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8일 일본 가와사키 미쓰비시 공장에서 얼굴 보호대를 쓰고 일하고 있는 노동자. [로이터=연합뉴스]

18일 일본 가와사키 미쓰비시 공장에서 얼굴 보호대를 쓰고 일하고 있는 노동자.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이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일본 내각부는 18일 올해 1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0.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3.4%에 해당한다.

작년 4분기 소비세율 인상 타격 #올 1분기엔 코로나로 소비 위축 #아베 지지율 33%…8%P 하락

지난해 4분기의 실질 GDP 성장률은 바로 전 분기(2019년 3분기)에 비해 -1.9%(연율 -7.3%)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연속으로 역성장한 셈이다. 두 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경기 침체로 판단한다. ‘R(recession·침체)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세계 3위 경제 대국 일본이 침체 국면으로 추락했다”며 “2분기 성적은 더 나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분기별 경제성장률

일본 분기별 경제성장률

지난해 4분기 역성장은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올린 탓이 컸다. 일시적 소비 위축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역성장 주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다. 내수가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에서 1분기 개인 소비는 0.7%, 기업 설비투자는 0.5% 줄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지표에 본격 반영될 올해 2분기(4~6월)에는 GDP가 더 크게 뒷걸음칠 것이라는 데 이견은 거의 없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상점 폐쇄 및 관광객 입국 금지 등 본격 봉쇄 조치를 결정한 게 4월 7일로, 2분기 시작 시점이다. WSJ는 “올해 2분기에 연율로 20% 이상 역성장 예측치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 여파로 인한 경제손실은 45조 엔(약 516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 경제연구소가 내놓은 결과로, 요미우리(讀賣)신문이 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경제 성적표에 더해 검찰 길들이기 논란을 부른 검찰청법 무리수까지 겹쳤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지난 16∼17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33%를 기록해 지난달 18∼19일 조사한 것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아사히보다 아베 내각에 덜 비판적인 니혼게이자이(日經·닛케이)신문이 지난 8~10일 11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하지 않는다’가 42%에 달했다. 이 중 “지도력이 없다”는 이유를 꼽은 이들이 35%로, 지난 3월 같은 조사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이는 2차 아베 정권이 2012년 출범한 뒤 최고치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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