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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남편, 7년전 '안성 쉼터' 기사 썼다…지금은 삭제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서운산 자락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전경. 채혜선 기자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서운산 자락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전경. 채혜선 기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윤미향 정의기역연대(정의연) 이사장이 위안부 쉼터 조성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윤 당선인의 남편 김모씨가 과거 해당 쉼터 개소식 기사를 쓴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그러나 현재는 홈페이지에서 기사가 삭제된 상태다.

김씨는 2013년 11월 27일 '정대협, 안성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새 둥지 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보도는 김씨가 운영 중인 수원시민신문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경기 안성 금광면에 위치한 쉼터 부지와 건물을 7억 5000만원에 매입한(2013년 9월) 뒤 약 2개월여 만이다.

김씨는 당시 기사에서 "경기도 안성시에 의미 있고 소중한 공간이 생겼다"며 "작은 연못을 품은 근사한 전원주택인 이 집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었던 할머니들의 쉼터가 될 예정"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날 기준 이 기사는 홈페이지에서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삭제됐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삭제된 페이지를 검색하는 기능을 이용해 살펴보니 김씨의 기사는 적어도 지난 9일까지는 지워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시민신문 홈페이지 캡처.

수원시민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복동 할머니는 "꿈만 같다"고 했다

김씨는 쉼터 개소식 소식을 전하며 당시 생존해 있었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발언도 상세하게 전했다. 2018년 3월 별세한 고(故) 안점순 할머니는 안성 쉼터가 반갑다고 했다.

안 할머니는 "안성이 반갑다"며 "우리 일이 빨리 해결이 나야 여기 와서 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씨는 기사에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만 이곳 쉼터에 둥지를 틀고 평화로운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라고 안 할머니의 발언을 해석했다.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소감도 김씨의 기사에 포함돼 있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1월 작고했다. 김씨의 기사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안성 쉼터 개소식과 관련해 "수십 년 간 집 한 칸 없이 살다가 이런 쉼터가 생겨나 꿈만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원시민신문 홈페이지 캡처.

수원시민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씨, 기사로 중개인·건축자 소개

김씨는 당시 자신의 기사에서 쉼터 조성에 도움을 준 이들의 실명도 함께 소개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씨는 "평화와 치유의 집은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김○○ 대표가 운영하는 금호스틸하우스에서 지었다"며 "또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던 정대협을 연결해준 것이 안성신문 이규민 대표다"라고 썼다. 김씨는 "반갑고 기쁜 일"이라고 부연했다.

김씨가 언급한 이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안성에 출마해 당선됐다.

정대협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목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재원 10억원 중 7억 5000만원을 들여 쉼터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돌연 4억 2000만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시세보다 비싸게 구입해 헐값에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당시 거래를 중개한 이 당선인은 이날 "제가 한 일은 후보지를 소개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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