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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200만명이 일자리 잃었다…명퇴·해고도 20만명 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1~4월 실직자 규모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 기간 비자발적 실직자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수급자격 인정서 및 구직신청서 작성법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수급자격 인정서 및 구직신청서 작성법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통계청의 2000년~2020년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실직자 수는 207만6000명이다. 이 수치는 올해 1~4월 안에 실직한 이후 실직 상태가 4월 조사 시점(올해 4월 18일)까지 이어진 인원을 의미한다. 실직 시기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같은 기간 비자발적 실직자는 104만5000명으로 역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1∼4월 실직자 수와 비자발적 실직자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비자발적 실직자는 종전 최고치였던 2009년(63만8000명)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청은 매달 중순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하면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직한 사람 수와 실직 시기, 실직 사유를 파악한다. 응답자가 실직 사유 가운데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 4개 항목을 고른 경우가 '비자발적 실직자'로 분류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항목별로 보면 올해 1∼4월에는 4개 항목 모두 실직자 수가 '역대 최고'였다. 실직 사유 가운데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33만5000명)와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34만4000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20만5000명), '직장 휴·폐업'(16만명)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는 직전 최고치였던 2009년(11만2000명)보다 배 가까이 늘면서 처음 20만명을 넘어섰다. 직장 휴·폐업으로 인한 실직 역시 직전 최고치였던 2009년(8만3000명)보다 배로 늘면서 처음 1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 실직자가 집중됐다. 올해 1∼4월 전체 실직자 207만6000명 가운데 5인 미만(1∼4인) 사업장에서 85만5000명이, 5∼9인 사업장에서 45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실직자 수가 많아졌다.

추 의원은 "지금의 고용 대란은 코로나 피해뿐 아니라 현 정부의 경제 실패로 인한 고용 악화가 누적된 결과"라고 말했다. 1~4월 기준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40만명대 후반에 머물던 비자발적 실업자가 지난해 이미 61만명 대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 피해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1월 비자발적 실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7만명 늘었고, 2월에는 17만8000명 늘었다. 추 의원은 "정부는 경제 상황 악화를 코로나 탓으로 돌리며 선심성·면피성 대책으로 땜질식 처방을 할 게 아니라, 과감한 규제 혁파와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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