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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귀농인 부부가 전하는 '청양농부 일상'… 유튜브 인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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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운곡면에 사는 박우주(30)·유지현(30)씨 부부는 귀농인이다.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2018년 초 운곡면에 자리를 잡고 고추·구기자 농사를 짓고 있다. 벌써 귀농 3년 차를 맞았지만 아직은 ‘초보 농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귀농 3년차로 충남 청양군 운곡면에서 고추·구기자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우주·유지현씨 부부의 유튜브 채널 '참동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유튜브 참동TV 영상 캡처]

귀농 3년차로 충남 청양군 운곡면에서 고추·구기자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우주·유지현씨 부부의 유튜브 채널 '참동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유튜브 참동TV 영상 캡처]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 1년 전부터 새로운 일거리가 생겼다. 자신들의 일상을 담아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일이다. 박씨 부부는 지난해 5월부터 밀짚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채 농사를 짓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다. 채널 이름은 ‘청양농부 참동TV’다.

충남 청양 운곡면 귀농 박우주·유지현씨 부부 #유튜브 채널 '참동TV' 인기… 누적조회 283만 #농기계 작동요령·빈집 구하기 등 노하우 공개

 박씨 부부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1년 만에 93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구독자는 2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조회 수도 283만회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가장 큰 비결은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데 있다. 이들을 올린 영상은 하나같이 도시민이나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라고 한다.

 부부는 고추나 구기자 등 농작물 재배방법부터 농기계 작동 요령, 시골에서 빈집 구하기, 시골집 난방비 공개, 초고소득 귀농 작목 3가지 대공개, 청양군 귀농·귀촌 정책까지 다양한 내용을 울린다. 구독자들이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수 같은 내용”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귀농 3년차로 충남 청양군 운곡면에서 고추·구기자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우주·유지현씨 부부가 유튜브 채널 '참동TV'에 올릴 영상을 찍고 있다. [사진 청양군]

귀농 3년차로 충남 청양군 운곡면에서 고추·구기자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우주·유지현씨 부부가 유튜브 채널 '참동TV'에 올릴 영상을 찍고 있다. [사진 청양군]

 참동TV를 통해 이뤄지는 농산물 판매와 광고료 수입 등도 박씨 부부에게 또 다른 재미라고 한다. 박씨 부부는 청양군농업기술센터의 귀농인 대상 ‘우수 영농 아이디어’ 지원을 받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유지현씨가 제안한 ‘청양이 잘 나가야 우리도 잘 나간다-유튜브 영상 제작 홍보 마케팅’ 전략이 올해 지원대상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아내 유씨는 “밭에 거름을 주다가도 농약을 치다가도 수시로 영상을 촬영한다”며 “농촌생활을 영상 일기처럼 거의 매일 올리다 보니 어느새 농튜버(농업+유튜버)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 초기에는 모든 게 막연하고 답답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농업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좋은 영상을 공유하면서 영향력을 높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농산물 판매와 청양군 홍보에도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8월 19일 충남 청양 칠갑산살레에서 열린 '2019 청양군 제14기 귀농·귀촌학교에서 김돈곤 청양군수와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청양군]

지난해 8월 19일 충남 청양 칠갑산살레에서 열린 '2019 청양군 제14기 귀농·귀촌학교에서 김돈곤 청양군수와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청양군]

 전형적인 농업 군(郡)인 청양의 인구는 3만1140여 명(4월 말 기준)이다. 충남지역 15개 시·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다. 급속한 고령화에다 천안·아산처럼 대규모 산업단지나 대학도 없어 인구를 늘리는 데 한계가 많다.

 이런 이유로 청양군은 박씨 부부처럼 귀농·귀촌 인구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년 3~4차례 귀농·귀촌 박람회에 참가, 도시민을 대상으로 농업정책과 다양한 지원책을 설명한다. 2015년부터 매년 평균 500여 명이 청양으로 귀농·귀촌을 하고 있다.

 청양농업기술센터 한종권 소장은 “과거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직거래 농업인의 주된 마케팅 도구였지만 최근에는 영상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 1인 미디어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농튜버 육성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청양=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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