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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관악 노래방→홍대 주점·서울구치소…N차 감염 비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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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호 03면

[코로나19] 이태원발 감염 확산

서울 홍대 주점과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역시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5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마포구 주점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을 찾거나 해외 방문 이력이 없어 별개의 건으로 봤지만, 추가 역학조사 결과 이들 중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난 강서구 31번 환자와 이태원 클럽 방문자의 접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공용 공간 전파 위험성 커” #에어컨 사용하되 잦은 환기 요청 #방역수칙 위반 유흥시설 47곳 적발 #자가격리자 거짓말 후 외출하기도 #이태원·홍대 등 순찰 경관도 확진

강서구 31번 환자는 지난 4일 관악구 46번 환자가 노래하고 나온 방에 3분 차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노래를 부른 곳은 관악구 행운동에 있는 A코인노래방이다. 관악구 46번 환자는 지난 2일 이태원 킹클럽에 방문해 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강서구 31번 환자와 지난 7일 홍대 앞 주점 두 곳을 방문했던 일행 5명 가운데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관악구 노래방→홍대 주점’으로 감염이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홍대 주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강서구 31번 환자의 일행 4명을 이태원 클럽 발 3차 감염자로 분류했다.

도봉구 창1동 B코인노래방도 3차 감염의 매개 장소로 추정된다. 지난 5일 이전 관악구에서 관악구 46번 환자와 접촉한 도봉구 10번 환자가 B노래방에 다녀간 뒤 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한 명과 함께 지난 9일 경남 창원의 결혼식에 다녀온 안양 거주 서울구치소 교도관이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봉구에 따르면 B노래방에서 감염된 확진자들은 일행이 아니며 모두 다른 방을 이용했다. 서울시는 이 노래방이 한 공조체계로 환기한다는 것을 파악해 노래방에서의 감염 사례를 공기를 통한 이태원 클럽 발 3차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구치소 교도관은 4차 감염자인 셈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아직 4차 감염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3차 감염으로 확인된 사례는 인천 지역 학원 관련 4명 정도”라며 “4차 감염 사례까지는 아직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사례는 현재는 없다”고 말했다. 홍대 주점이나 서울구치소 교도관은 서울시와의 공동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래방을 통한 감염도 공조시설보다는 공용 공간에서의 비말(침방울) 접촉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공조 시스템을 통해 전파된 사례가 보고된 바가 없다”며 “환기가 어렵고 비말이 많이 형성되는 노래방에서는 공조시설보다 화장실, 휴게실 등 공용 공간에서의 접촉, 손 접촉을 통한 전파 위험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에어컨 사용 기준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 에어컨 바람이 비말을 더 멀리 확산할 수 있다는 연구 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우선 에어컨을 사용하되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한다는 정도에 전문가들이 합의했다”며 “어떻게 환기를 시키면서 에어컨을 쓸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주기로 환기를 시켜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보다 시민들이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방역 당국의 입장이다. 홍대와 이태원, 명동 등을 순환 근무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 소속 경찰관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느슨해지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인천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아들과 접촉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60대 아버지가 자가격리 기간 방역 당국에 “집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일터와 마트 등지를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국 지자체와 경찰·식품의약품안전처가 14일 클럽·감성주점 등 유흥시설을 합동 점검한 결과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최소 47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가 25건, 1~2m 이상 거리를 두지 않은 경우가 22건이다.

전국 9932곳의 유흥시설 중 7502곳(75.5%)이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430곳의 시설은 ‘배짱영업’을 한 것인지, 집합금지 조치에서 제외된 강원·제주지역 내 유흥시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전국에서 2~3차 감염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국 어디서나 익명으로도 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선별검사와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채혜선·최은경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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