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뿌려진 2차 뇌관…다시 전국이 ‘스텔스 바이러스’ 전선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686호 01면

코로나19

대구 신천지에 이어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퍼진 스텔스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말 밀폐되고 사람이 몰리는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법원종합청사 폐쇄, 재판 연기 #4차 감염 방어가 최대 과제로 #다중시설 주말 이용 자제해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5일 정오 기준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명이 늘어 총 153명이 됐다. 이 가운데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한 사람은 90명이다. 나머지 63명은 이들의 가족, 지인, 동료 등 접촉자들이다. 전체 확진자는 27명이 늘어 1만1018명이 됐다.

이태원 발 바이러스는 구치소 담장까지 넘었다. 서울구치소는 “교도관 A씨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구속피고인과의 접견을 전면 중단했다. A씨와 동선이 겹친 구치소 내 수용자 254명과 직원 23명을 모두 격리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이 중에는 아동·청소년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도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법도 이날 진행 예정이던 서울구치소 수감 구속피고인들의 재판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 법원 종합청사를 폐쇄하고 추가 방역에 나섰다. 법원 관계자는 “18일부터 재판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구치소와 홍대 주점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에서 노래방을 통해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역학조사 결과 홍대 주점 감염자 중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난 강서구 31번 환자와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3분 차이로 관악구의 한 노래방을 이용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 교도관 A씨는 도봉구 창동의 코인노래방에서 감염된 지인(도봉구 13번 환자)과 경남 창원의 결혼식장을 함께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이 노래방이 같은 공조체계로 환기한다는 것을 들어 노래방에서의 감염 사례를 이태원 클럽 발 3차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2차 감염을 넘어 3차 감염 사례가 다수 나오면서 ‘N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확진자의 발견과 접촉자 파악이 늦어질 경우 좀 더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신속한 진단검사와 접촉자 파악,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계속해 (감염)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그 이상의 4차 전파를 막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확진자 사례는 방대본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방대본은 서울시와 역학조사를 마친 후 서울구치소 교도관이 4차 감염 사례인지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바이러스의 확산은 시민들의 방심이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청과 SK텔레콤이 모바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구이동을 추정한 결과 지난 2일에는 전년 동기의 83%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4주만인 2월 29일 전년 동기 대비 41.9% 감소했던 것과 비교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하필 이달 초 황금연휴와 점점 확진자가 줄어드는 시점이 겹친 것이 불운”이라며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자 가운데 36%가 무증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기가 최대 14일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연휴 마지막 날(5일)부터 2주 후인 다음 주 초까지가 바이러스 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기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시민들이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가장 기본적이면서 최선의 방역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 역시 “클럽 관련 확진자와 주점 노래방 학원 등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는 특히 체육·종교 활동 등 밀폐되고 밀집된 실내 다중이용시설의 이용과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김은빈·이병준·김나윤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