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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분·씁쓸함 부른 한 경비원의 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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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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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이 쓴 책 『임계장 이야기』에서 저자는 자신이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으로 불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네티즌이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이 주민에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퇴직 뒤 생계를 위해 경비원 일에 도전해 볼까 생각하는데, 겁이 난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선 이참에 경비원을 없애거나 줄이자는 제안을 놓고 찬·반 공방을 벌이기도 합니다. 한 경비원의 죽음 뒤에 나타난 씁쓸한 장면들입니다.

#“갑질, 사회의 바이러스”

네티즌들은 ‘갑질’ 목격 경험을 공유합니다. “출근 시간에 주차장 출입구에서 거수경례하게 시키던데, 경비원이 하인도 아니고 참 같잖아서 관리사무소에 따졌다.” “경비가 순찰을 하는 동안 경비실 비웠다고 돌아오자마자 불같이 화내더라.” “내 돈 들여 고용했다고 갑질을 해도 된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미성숙하고 미개합니다.” “사라질 기미가 안 보이는 갑질 바이러스.”

#“경비원, 없어도 된다”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으니 경비원 줄이거나 없애도 된다. 꼭 필요하면 대형 보안업체에 맡기면 된다.” “나이 많은 경비원 쓰지 말고 보안업체에 맡기면 젊은 인력들이 훨씬 잘한다.” 온라인에는 이 같은 글도 올라옵니다. 이에 대해 “최저임금 오르면서 경비 인력을 줄여 한 명이 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더라. 그들이 없다면 재활용 쓰레기 처리나 주변 정리는 누가 할까. 잘린 노인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반대 의견을 낸 네티즌도 있습니다.

#“경비원도 블랙박스 찬다”

한 네티즌은 ‘경비원 휴대용 블랙박스 착용 실시’라는 제목의 아파트 공고문 사진을 올렸습니다. 경비원이 바디캠을 쓴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이렇습니다. “좋은 방법입니다. 연세도 많으신 분들이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전장치로 제격이네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서글프네요.”

e글중심지기=윤서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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