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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가 했는데…두산 마운드가 흔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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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두산 베어스 마운드가 시즌 초반 흔들린다. 팀 평균자책점이 최하위다. 막강 선발진으로 예상됐지만 불안하다. 두산 선발투수 플렉센·알칸타라·이영하·이용찬·유희관(왼쪽부터). 김민규 기자, [연합뉴스]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두산 베어스 마운드가 시즌 초반 흔들린다. 팀 평균자책점이 최하위다. 막강 선발진으로 예상됐지만 불안하다. 두산 선발투수 플렉센·알칸타라·이영하·이용찬·유희관(왼쪽부터). 김민규 기자, [연합뉴스]

탄탄한 마운드와 화끈한 타격으로 프로야구 ‘절대 1강’으로 꼽혔던 두산 베어스가 심상치 않다. 시즌 초부터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팀 타격은 대부분 지표서 1~2위 #평균자책점은 10개 팀 중 최하위 #자신만만 김태형 감독도 말 아껴 #실전감각 문제, 다음달 좋아진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14일까지 5승 3패로 4위에 올라있다.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산 타선은 여전히 뜨겁다. 팀 타율 0.330(1위), 13홈런(2위), 54타점(1위), 득점권 타율 0.361(1위) 등으로 타격 전 지표에서 상위권이다. 문제는 마운드다. 팀 평균자책점이 6.63으로 10개 팀 중 꼴찌다.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좋지 않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28(9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8.78(10위)로, 모두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두산에는 한때 ‘판타스틱4’로 불릴 만큼 강력하고 화려한 선발 투수진이 있었다. 올해도 기대는 컸다. 시속 150㎞대를 던지는 크리스 플렉센(26·미국), 라울 알칸타라(28·도미니카공화국), 이영하(23) 등 ‘강속구 트리오’가 버티고 있다. KBO리그의 최고 1~3선발이라고 평가받았다. 기대가 컸던 걸까. 생각만큼 ‘판타스틱’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알칸타라는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5이닝 12개의 안타를 맞고 4실점 했다.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높다. 이영하는 13일 롯데전에서 4회까지는 2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5회에 2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 이후 흔들리며 볼넷을 연거푸 내주고 3실점 했다. 이 점수는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그래도 이영하의 위기관리 능력이 아쉬웠다. 4, 5선발인 유희관(34)과 이용찬(31)도 아직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두산 투수 성적

개막 이후 두산 투수 성적

불펜 부실은 더 큰 문제다. 불펜에 힘이 있으면 선발이 흔들릴 때 이들을 조기 투입할 수 있다. 두산은 요즘 그러지 못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월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투수들이 있다. 불펜 인원이 많아 개막 엔트리를 짜기 쉽지 않다”고 행복한 고민을 말했다. 막상 개막하고 보니 상황은 정반대다.

14일 롯데전에서는 선발 플렉센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타선에서 13안타가 터지면서 7-4로 이겼다. 그런데 경기 후반부에 다소 불안했다. 8회 초까지 7-2로 앞서있던 두산은 8회 말 2실점했다. 필승조 이현승과 윤명준이 각각 1실점했다.

두산이 거둔 5승 가운데 불펜이 무실점으로 막은 건 2경기뿐이다. 마무리 투수 이형범(26)도 3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두산이 자랑하는 ‘지키는 야구’가 안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초구와 2구 싸움에서 자신 있는 공으로 대결하지 못한다. 타자에게 밀리면서, 볼카운트를 조절하는 공을 던지다 얻어맞고 있다”면서 "마무리는 이형범이 부담이 있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다른 투수들을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범은 14일 롯데전에 결국 나오지 않았다.

해결 방법은 초구와 2구 싸움에 자신 있는 강속구 투수가 돌아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우완 강속구 투수 김강률(32)에게 기대를 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부터 ‘2020시즌 키플레이어’로 김강률을 꼽았다. 한창 컨디션이 좋을 때의 김강률은 초구에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평균 시속 147㎞짜리 직구를 꽂아넣었다. 그러나 2018년 10월 아킬레스건을 다쳤고,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한 채 2019년을 마쳤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몸을 만들었는데, 긴 공백 탓인지 몸 상태가 아직 100%가 아니다.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 불펜진 능력이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투수의 경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가 열리는 2~3월에 베스트 컨디션을 준비하는데, 개막이 한 달 넘게 늦어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깨졌다. 게다가 관중까지 없어 긴장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실전을 치르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달에는 페이스가 올라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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