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핸드폰사진관] 폰카 흔들면서 사진찍기 놀이

중앙일보

입력 2020.05.14 08:00

업데이트 2020.05.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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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안면도서 만난 새우난초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새우난초를 만났습니다.
생각보다 키가 컸습니다.
생각보다 잎이 넓었습니다.
생각보다 꽃이 화려했습니다.

새우난초는 만나기가 쉽지 않은 꽃입니다.
일부러 찾아가야만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조영학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이 친구들은 서해 섬에서만 자랍니다.
동쪽에서는 안 자랍니다.
거제도 ·제주도· 안면도 정도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듣고 보니 식생이 참 까다로운 친구입니다.
까다로운 만큼 멸종 위기 식물이기도 하고요.
조 작가 덕분에 아주 귀한 꽃을 만났습니다.

날씨가 흐린 날이었습니다.
숲에 빛이 들지 않으니 꽤 어두웠습니다.
휴대폰 카메라 셔터스피드가 60분의 1초 정도였습니다.
사실 60분의 1초면 휴대폰을 흔들며 사진 찍기에 아주 좋습니다.
이를테면 화면 중 한 부분만 포커스가 맞고
나머지 부분은 빙글빙글 도는 듯한 사진을 찍기에 아주 좋은 상황입니다.

휴대폰을 흔드는 속도와 정도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심지어 포커스가 맞는 부분이 가운데, 혹은 가장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흔들며 찍는 게 좋습니다.
그렇게 찍은 결과물이 재밌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진 찍는 일도 놀이입니다.
즐겁게 놀면서 자신만의 사진을 만드는 놀이를 해보십시오.
흔들면서 찍는 방법이 의외로 간단하면서 쉽습니다.
찍는 방법이 동영상에 담겨있으니 확인해 보십시오.

흐린 숲에서 흔들며 사진찍기를 끝내고
다른 꽃을 만나려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에 말갛게 세수한 꽃이 어른거렸습니다.
그 숲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흐린 숲보다 비 오는 숲 사진이 더 싱그럽습니다.
비에 젖은 이파리가 시원한 초록을 뿜는 것만 같습니다.
살아있는 생동감이 전해 옵니다.

우리 산들에 피는 귀한 꽃,
새우난초를 만나고 사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다 보면,
흐리면 흐린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그 상황에 맞게끔
재미있는 사진 찍기 놀이를 해 보십시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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