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인인사이트] 허영만의 청룡 와인, 전통주 소개 '대동여주도' … 18년 전문가의 콘텐츠 마케팅은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2020.05.14 05:37

업데이트 2020.05.14 11:38

“콘텐츠가 살려면 시장이 있어야 하잖아요. 당연히 시장을 키워야죠. 그리고 콘텐츠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요소를 같이 고민해야 해요”  

18년차 홍보&마케팅 전문가로, F&B 콘텐츠 마케팅 회사 PR5번가를 이끄는 이지민 대표는 비즈니스 콘텐츠 전략을 위한 조언으로 시장성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이 대표가 아스파탐 등의 감미제를 넣지 않고 우리 농산물로 빚은 전통주라는 콘텐츠를 알리는 방식이 그렇다. 제대로 빚은 전통주라는 콘텐츠를 알리려면, 이를 찾는 사람이 늘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을 키우기 위해 술을 빚는 양조장, 정책을 만드는 정부,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 모두에게 제대로 된 우리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그렇다면 콘텐츠로 어떻게 비즈니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이 대표는〈폴인 온라인 스터디 : 빅마켓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의 연사로 나서 브랜딩의 시작인 콘텐츠 전략을 소개한다. 강연에서 소개할 전략 중 세 가지를 먼저 공개한다.

1. 평생을 쌓아갈 콘텐츠를 찾아라

“평생을 쌓아가고 싶은 콘텐츠인지를 떠올려봐야 해요. 막연하게 남들이 해서? 시장에서 통할 것 같아서?  시작하면 외부 변수에 따라 흔들릴 수 있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이어야만 지속 가능한 힘이 생겨요.” 

이지민 대표는 허영만 화백과 함께 띠 와인을 선보였다. 용의 해에는 스토리텔링을 위해 몇 달간 용을 연구하며 고민했고 청룡-불룡-금룡-용황의 네 가진 와인을 선보였다. 이 대표는 "디자인과 안에 담긴 스토리가 명확하면 그 상품은 잘팔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 이지민]

이지민 대표는 허영만 화백과 함께 띠 와인을 선보였다. 용의 해에는 스토리텔링을 위해 몇 달간 용을 연구하며 고민했고 청룡-불룡-금룡-용황의 네 가진 와인을 선보였다. 이 대표는 "디자인과 안에 담긴 스토리가 명확하면 그 상품은 잘팔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 이지민]

이 대표가 18년 동안 홍보회사와 대기업에서 홍보&마케팅 업무를 하며 얻은 결론이다. 홍보회사에서 완성된 제품을 홍보하는 데 한계를 느낀 이 대표는 2008년 LG상사의 와인 사업부로 이직했다. 기획 단계부터 직접 진행하며 대박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허영만 화백과 함께한 ‘12간지 띠와인’이 대표작이다. 새해 선물 시장을 겨냥한 띠 와인은 호랑이, 토끼, 용 등 십이간지에 스토리텔링을 더한 제품으로, 당시 신문방송의 취재 요청이 쏟아졌고, 기업 총수들이 구매하며 매년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와인유통을 중소기업 업종으로 분류했고, 이에 따른 방침으로 회사가 4년 만에 와인 사업을 접으며 이 대표도 퇴사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최근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외부 변수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는데, 나는 이때 먼저 깨닫고 나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우리의 술 전통주를 콘텐츠로 만들어 알리는 것이다. 2014년 5월,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찾은 명인의 양조장에서 충격을 받았다. 세계의 유명한 와이너리를 다니며 본 멋진 모습과 달리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던 것, 그런데도 양조장의 콘텐츠인 술도 좋고 스토리가 좋아서, 자신의 전공인 기획을 더 해 제대로 콘텐츠로 만들고 홍보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2. 고정화된 이미지를 깨라    

정말 하고 싶은 콘텐츠를 찾았다면, 다음은 이를 비즈니스에 걸맞게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이 대표는 "고정화된 이미지를 깨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그는 전통주를 소개하기 위해 2015년 7월 콘텐츠 플랫폼 '대동여주도'를 만들었는데, 처음엔 만화로 전통주를 소개했다. 이는 전통주가 지닌 이미지의 대척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전통주 하면 떠올리는 나이든 장인, 도자기로 만든 잔, 파전 같은 고정적인 이미지와 반대되는 젊은 여성, 멋진 술잔, 트렌디한 요리를 내세운 것이다. 극 중 술을 좋아하는 30대 여성이 등장해 전국의 우리 술을 소개했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 전통주를 알기 쉽고, 세련되게 풀어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실 이런 전략은 이전에도 통했다. 이 대표는 이전에도 와인을 홍보할 때 스테이크나 파스타가 아닌 우리 음식과 함께 소개했다.

“술은 음식이랑 같이 이야기를 풀어야 사람들에게 와 닿아요. 그런데 와인을 스테이크와 파스타 같은 서양 음식과 묶어버리면, 시장을 더 확장할 수가 없죠. 우리 식탁에서 즐겨야 더 자주, 더 많이 찾게 되잖아요. 그래서 주꾸미, 족발, 민어, 아귀찜 같은 한식과 함께 소개했어요. 대표적으로 허영만 화백님과 밥상머리 토크라는 행사를 열면서 맛있는 한식집을 찾아가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소개했죠.” 

같은 이유로, 요즘은 전통주를 파전이나 도토리묵 같은 한식을 넘어 일식이나 중식, 햄버거, 피자 편의점 음식 등 일상에서 즐기는 온갖 음식과 매칭해 소개한다.

이지민 PR5번가 대표는 "술은 음식과 묶어 풀어야 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있는 한식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펼쳤다"고 말한다. [사진 이지민]

이지민 PR5번가 대표는 "술은 음식과 묶어 풀어야 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있는 한식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펼쳤다"고 말한다. [사진 이지민]

3. 콘텐츠를 소유하라

이 대표는 대동여주도 외에, 다양한 술을 소개하는 ‘니술냉가이드’도 제작한다. 언니의 술 냉장고 가이드를 줄인 말로, 이 대표가 매일 집에 있는 술 전용 냉장고에서 어떤 술을 먹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이 지어줬다. 술 소개 영상과 관련 정보, 술과 잘 어울리는 음식, 새로운 주류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무엇보다 둘의 차이점은 대동여주도는 전통주, 니술냉가이드는 전통주를 포함한 다양한 술을 소개한다. 그리고 두 브랜드를 SNS 페이지는 별도로, 블로그는 묶어서 운영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은 브랜드로 인식돼야 하는 채널이어서 따로 운영하지만,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는 검색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분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쌓아두는 게 필요해서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대동여주도나 니술냉가이드는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의 신상 제품부터 양조장 소식, 정부와 함께 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며 소비자뿐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에겐 술 전문 미디어로 통한다. 이 대표는 "콘텐츠를 가지고, 이를 채널에 맞춰 소개하며 브랜드를 만들어 가면, 기업이나 정부, 소비자들이 찾아오게 만들 수 있어서 홍보와 마케팅, 미디어 역할이 자연스럽게 섞여들어간다"고 강조했다. 6월부터는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브이 커머스도 참여해 전통주를 소개·판매할 예정이다.

폴인스터디 '빅마켓을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에선 다양한 브랜딩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사진 폴인]

폴인스터디 '빅마켓을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에선 다양한 브랜딩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사진 폴인]

이 대표는 18일부터 시작되는〈폴인스터디 : 빅마켓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에서 더 많은, 그리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콘텐츠 전략을 소개한다. 이번 스터디는 제한된 인원이 온라인으로 강연을 듣고 함께 공부한 내용을 토론하는 형태다. 스터디에선 오늘회 김재현 대표의 스토리텔링 전략, 제주맥주 권진주 CMO의 경험 마케팅 전략, 고기리막국수 김윤정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는 호스피탈리티 등 규모는 작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빅마켓을 사로잡은 F&B 브랜드의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브랜딩 전략을 배울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