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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RG]"코로나 20, 코로나 21도 얼마든지 가능"...3가지 시나리오는?

중앙일보

입력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3일 기준 누적 확진자 420만 명, 사망자 29만 명을 내며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확산이 잦아든 국가는 일부 있지만, 아직 '코로나 완전 종식'을 선언한 국가는 없습니다.

①정점과 계곡 ②가을 정점 ③점진적 도화선 #어떤 경로라도 2022년까진 코로나 '영향권' #변이 심하고 재확진되고 높은 감염력까지 #코로나 잦아들던 중·한에 고개 드는 위험 #파우치 소장 경고, "미 활동 재개 일러"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감염 '0' 행진에 한숨 돌리나 싶더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에 상황이 다시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도대체 언제쯤 끝날까요. 최근 뉴욕타임스가 미국 미네소타 대학 연구진을 인용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해외 보도와 전문가 연구를 종합해 향후 코로나 19 상황이 어떻게 될지 가늠해봤습니다.

3가지 시나리오…2022년까지 코로나 '영향권'

최근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감염병 연구·정책센터는 코로나 19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중앙포토]

코로나19 바이러스[중앙포토]

3가지 시나리오는 ▶‘정점과 계곡’ ▶ ‘가을 정점’ ▶‘점진적 도화선’입니다. 먼저 ‘정점과 계곡’ 시나리오는 확진자가 늘었다 줄었다 반복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1~2년 후에 서서히 잦아든다는 겁니다. 이게 마치 산봉우리와 계곡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앞으로 넘어야 할 봉우리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미네소타 대학의 코로나19 향후 3대 시나리오. 그래픽=신재민 기자

미네소타 대학의 코로나19 향후 3대 시나리오. 그래픽=신재민 기자

2번 시나리오는 올해 가을을 피크로 봤습니다. ‘가을 정점’ 시나리오는 현재의 팬데믹보다 훨씬 큰 규모의 '파도'가 올가을 찾아올 것이라고 전제합니다. 피크 이후에는 작은 물결처럼 파동이 일 것으로 봤습니다. 마치 대지진 이후 여진이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뉴욕타임스는 "2번 시나리오는 지난 1918년 시작된 스페인 독감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전했습니다. 스페인 독감은 약 2년 동안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 갔습니다. 이때도 가장 심각한 피해를 낸 건 가을 2차 유행이었습니다. 1차 유행 당시엔 1000명당 5명이 사망했는데 2차 유행 때는 사망률이 5배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겁니다. 미 코로나 대책을 진두지휘하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올가을 2차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죠. 그의 경고에 캘리포니아 주립대는 올가을 학기 수업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3번 시나리오는 잔불이 주변을 조금씩 태우듯이 코로나 상황이 잔잔히 계속되는 것입니다. 이미 피크는 넘어서고 있다는 의미인데 현실화한다면 그나마 다행스러울 수 있습니다.

어떤 시나리오든 공통점은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세 시나리오 모두 내후년(2022년)까지는 코로나 상황이 이어질 거로 봤습니다. 미네소타대학 연구 보고서는 “현실적으로 팬데믹이 완화되고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앞으로 18~24개월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변이 많고 재확진에 감염력까지 높아

장기전을 예상하는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독특한 성질 때문입니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 뒤에 숫자 '19'가 붙은 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인류가 겪었던 전염병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일단 알려진 변이 유형만 3가지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A·B·C 3 유형으로 변이가 됐습니다. A는 미국·호주, B는 아시아, C는 유럽 지역에서 주로 발견됐습니다. 변이가 이뤄진 이상, 이에 대응하는 치료 약이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한층 어려워진 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이를 거듭하고 있다 보니 언제 코로나 20, 코로나 21이 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입니다.

이번 코로나의 또 다른 특징은 인체에 항체가 생겨도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죽지 않는 사례도 나왔다는 점입니다. 감염 후 완치돼 항체가 형성된 다음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재(再)양성' 사례가 그것입니다. 한 번 완치됐다가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 건 사스나 메르스 때는 겪지 못한 일입니다. 재재 확진 사례도 나왔습니다.

감염력도 높습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코로나의 감염력은 사스의 2배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역마다 매우 다양한 형태로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사진은 헝가리에서 지난 12일 의료진이 면봉으로 코로나 19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역마다 매우 다양한 형태로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사진은 헝가리에서 지난 12일 의료진이 면봉으로 코로나 19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중국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과학기술 최고 학술기구) 원사(院士·과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학자에게 주는 칭호)는 코로나 19의 전염지수가 일반 유행성 독감의 3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2배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마다 매우 다양한 형태로 다시 유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차 유행 현실화되나…중국·한국 '긴장' 

2차 유행 전망이 '기우'에 그치면 좋겠지만, 최근엔 현실이 돼가는 조짐입니다. 우선 중국이 걱정입니다. 코로나 19가 대규모로 번졌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근 집단 감염이 다시 발생해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지난 11일 우한시 방역 지휘부는 우한시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10일간 핵산 검사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방역 모범국으로 세계가 주목한 한국도 고비를 넘기는가 싶다가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을 계기로 2차 확산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유럽에 비해 확산세가 더뎠던 러시아는 이달 11일까지로 정해졌던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최근 확진자 수가 세계 3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른지라 해제 정책이 성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코로나 상황이 끝나지 않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도 서서히 봉쇄를 풀고 있어 긴장을 늦추기 어렵습니다.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 '메이드'에서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 '메이드'에서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12일 미국이 경제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할 경우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것”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그는 "작은 재발이 2차 확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미국 각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늦춰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12일 화상연결을 통해 미 상원 청문회 참석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12일 화상연결을 통해 미 상원 청문회 참석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그는 "여름 동안 우리가 상황을 더 잘 통제할 수 있게 되더라도 지구 어딘가에 바이러스가 존재할 것이고, 결국 우리에게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12일 미국 LA의 한 상점 앞 모습. [AFP=연합뉴스]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12일 미국 LA의 한 상점 앞 모습. [AFP=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 '알지RG'는 '알차고 지혜롭게 담아낸 진짜 국제뉴스(Real Global news)'라는 의미를 담은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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