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의 후원금 부정 사용 폭로 이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불투명한 회계처리가 도마 위에 오른 것과 별개로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이 한국정신대문제협의회(정대협) 시절부터 시민당 공천 직전까지 이 단체 살림을 꾸려오면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금을 본인 명의의 개인 계좌 여러 개를 통해 수시로 모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문가 “공익법인의 개인명의 모금 #있을 수 없는 일, 횡령과 다를바 없어” #정의연 “정대협 때 통장 계속 쓴 것” #윤, 작년엔 또다른 본인 계좌 사용
정대협 활동을 계승해 2016년 만들어진 정의기억재단(2018년 정의연으로 통합) 출범 이후 SNS에서 모금한 흔적이 남아 있는 윤 당선인 명의의 기부금 계좌만 3개다. 공익법인을 담당하는 서울시 관계자 및 회계 관련 전문가들은 “공익법인이 법인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 계좌로 기부금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부금의 사용처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만으로도 횡령으로 간주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당선자 후임 이나영 이사장은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정확히 파악은 못 했지만 정대협 시절부터 사용하던 통장을 정리하기 어려워 계속 사용 중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의연 출범 이전에 길원옥 할머니의 유럽여행 경비 등 윤 당선인 개인 명의 계좌로 모금한 계좌는 대부분 잡좌상태(휴면)다.
반면 윤 당선인은 지난해 김복동 할머니 사망 당시 장례비를 모금하면서 또 다른 본인 명의의 통장을 새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의연은 현재 공식 후원금은 정의연(예금주:재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과 김복동의 희망(김복동의희망),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등으로 나눠 8개의 각기 다른 법인, 단체 명의 계좌로 모금하고 있다. 또 프로젝트별 기부금 모금은 공익 펀딩 창구인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2013년 이후 15차례(2016년 이후는 6차례) 법인 명의로 따로 진행해 오고 있다.
안혜리 논설위원 ahn.hai-r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