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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중국 생산의존 확 낮춘다” 애플, 인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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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2일 코로나19로 폐쇄됐다 다시 문을 연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애플스토어. [로이터=연합뉴스]

12일 코로나19로 폐쇄됐다 다시 문을 연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애플스토어.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휘청였던 애플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우선 아이폰의 90%를 생산하던 중국 공장 상당수를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문 닫았던 전 세계 애플스토어를 다시 열고 재택근무자는 속속 정상근무로 복귀시키고 있다.

인도 정부와 생산량 20% 이전 논의 #세계2위 스마트폰 시장에 새 거점 #실리콘밸리 재택근무 5월말 끝 #세계 유통망도 속속 오픈 정상화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코로나19로 생산과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지나친 중국 의존도때문이란 내부 분석을 마쳤다. 특히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업체 폭스콘의 공장이 대부분 중국에 있다. 세계에 판매되는 아이폰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공장이 멈춰 서면서 공급 차질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애플은 중국 아이폰 공장의 상당수를 인도로 넘기는 방안을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다. 인도의 이코노믹타임스는 최근 “애플은 향후 5년간 아이폰 생산량의 5분의 1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인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인도 정부 관료를 인용해 “애플은 생산 거점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인도를 제조·수출 기지로 삼으려 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현재 인도 벵갈루루 공장에서 아이폰 SE 같은 보급형을 소량 생산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32%), 삼성(16.1%), 비보(15.7%) 등 3개사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플래그십보다는 저가폰 위주여서 보급형 제품이 적은 애플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대에 불과하다.

애플의 인도행은 삼성전자나 샤오미 등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애플이 인도에서 단순히 생산만 늘리는 게 아니라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애플은 최근 아이폰SE 2세대를 50만원대에 출시하는 등 보급형 시장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단순히 생산 다변화 때문에 인도를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삼성이나 샤오미가 보급형 시장에서 애플이란 새로운 경쟁자와 맞닥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애플 파크 캠퍼스 직원들을 5월 말부터 출근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근무 정상화에 돌입한다. 애플은 지난 3월 7일 실리콘 밸리와 워싱턴주 시애틀에 국한해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지자 전 세계로 확대한 바 있다. 애플은 5월 말부터 원격 업무에 적합하지 않은 직종의 직원들부터 우선 복귀시킬 방침이다. 재택근무를 80여일 만에 끝내는 셈이다. 다만 애플은 현지 정부의 조처에 맞춰 복귀 일정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로 문을 걸어 잠갔던 글로벌 유통망은 이미 정상화에 가까워졌다. 애플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3월 중순께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460여개 애플스토어의 문을 닫았다. 당시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회적 거리를 늘리고 (근무 현장의) 밀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점포 폐쇄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한국을 비롯해 호주,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영업을 재개했고, 조만간 미국 내 매장도 다시 문을 연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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