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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눈으로 찍은 본다이 비치, 카프리 해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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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호주 본다이 비치의 형형색색 그림같은 풍경. [사진 HOWDYⓒGray Malin]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호주 본다이 비치의 형형색색 그림같은 풍경. [사진 HOWDYⓒGray Malin]

그레이 말린은 여행·모험·아트 사진가다. 우연히 호텔 옥상에서 내려다본 수영장 모습에 반한 그는 이후 마치 새가 된 듯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사진으로 찍게 됐다. 주로 헬리콥터를 타고, 절경 해변가를 담는다. 색색의 파라솔과 비치 타월이 M&Ms 초콜릿처럼 펼쳐져 있고, 에메랄드빛 바닷물과 금빛으로 빛나는 모래사장이 한 폭의 추상화처럼 경계를 이루는 풍경들이 그의 사진 속에 담긴다.

여행·모험·아트 사진가 그레이 말린 #헬기 타고 ‘자연의 기하학 형태’ 촬영

그는 자신의 사진들을 “날마다 여행처럼(Make Everyday a Getaway)”이라는 콘셉트로 소개한다. 2017년엔 그의 사진집  『BEACHES』가 국내 번역·출판됐다. 얼마 전엔 입양한 남녀 쌍둥이 아이들을 위해 모듈형 유모차를 개발한 네덜란드 디자인 컴퍼니 부가부(bugaboo)와 협업하기도 했다. 그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여행·모험·아트 사진가 그레이 말린. [사진 HOWDYⓒGray Malin]

여행·모험·아트 사진가 그레이 말린. [사진 HOWDYⓒGray Malin]

헬리콥터 운항비용이 만만치 않겠다.
“모든 프로젝트 비용은 내가 부담하는데, 헬리콥터 이용 비용은 대개 시간당 약 1000달러(약 122만원) 정도 든다.”
위험한 순간도 많았을 것 같다.
“항공 촬영은 날씨 때문에 늘 위험 요소가 있다. 그래서 더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악조건에서 촬영한 적도 많다.”
한 폭의 그림처럼 사진의 구도·균형감·컬러 조합이 아름답다.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기하학적 형태와 패턴을 좋아한다. 특히 항공 촬영 땐 이런 그림을 담을 수 있는 순간을 찾는다. 작업 때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경험을 염두에 두고, 이 풍경을 집안에 놓았을 때 모습은 어떨까 상상하는 것도 촬영에 도움이 된다.”
작품이 유명해진 계기는.
“인스타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 또 디즈니, 구글, 어웨이 캐리어, 스페리 등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로 신뢰를 얻었다.”
해변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해변은 늘 행복한 추억과 여름의 즐거움을 남겨주는 곳이다. 내 사진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이를 똑같이 느끼고 즐겼으면 한다. 공중에서 해변을 촬영할 때면, 아래로 각 해변의 독특한 해안선과 패턴, 컬러가 보이는데 마치 사진 찍히기를 기다리는 캔버스 같다.”
촬영 장소는 어떻게 찾나.
“나와 팀원들이 사전 조사를 한다. 헬기를 타고 올라갔을 때는 어떻게 찍을지 이미 계획이 세워진 상태다. 촬영지마다 담고 싶은 스타일과 컬러는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 촬영할 때는 화려한 비치 파라솔, 붐비는 해변, 그리고 위에서 보이는 기하학적 패턴에 중점을 둔다. 반면, 뉴질랜드에선 하얀 백사장을 배경으로 잔잔한 물결을 보여줌으로써 평온함을 전달하고자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비치는.
“호주 본다이 비치다. 컬러는 밝고 활기차지만, 차분한 느낌을 줘서 좋다. 이탈리아의 카프리 해변과 남아프리카의 케이프 타운 해변도 좋아한다. 온종일 그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 있을 만큼 독특한 느낌이 있다.”
시리즈 중 빙하 사진이 인상적이다.
“포토샵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안타티카(Antarctica) 시리즈는 남극 대륙을 실제 여행하며 촬영한 것이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뚫고 빙하를 돌아다니는 일은 너무 힘들었다.”
다른 테마 사진엔 풍선과 동물이 많은데.
“풍선과 동물은 기발하고 화려하며 즐거움을 주는 요소다. 파커 시리즈에선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마치 호텔 손님이나 직원인 것처럼 옷을 입히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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