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부 “세월호 침몰로 발생한 보험금 달라” 법원 “권한 없다” 각하

중앙일보

입력 2020.05.13 18:13

세월호 참사 6주기인 지난 4월 16일 전남 목포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중앙포토

세월호 참사 6주기인 지난 4월 16일 전남 목포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중앙포토

정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공제금 등 청구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각하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이동욱)는 13일 정부가 한국해운조합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공제금 등 청구 소송을 각하한다고 밝혔다.

앞서 책임이 있는 청해진해운에 대해 구상권이 있는 정부는 2016년 3월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원인 파악과 사고 수습에 지출한 비용을 받아내고자 청해진해운과 공제 계약을 맺은 한국해운조합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1810억여원의 보험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해운조합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은 청해진해운과 각각 선박공제 및 선체보험 계약이 체결돼 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정부가 청해진해운을 대신해 소송을 할 수 있는 법률적 요건이 안 된다며 “본안 판단까지 나아가지 않고 소를 각하한다”고 결정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신청 등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 자체를 아예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결정으로 본안을 판단한 후 기각 결정을 내리는 것과는 다르다.

아울러 재판부는 “정부가 청해진해운을 대신해 보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은 채권자대위소송인데, 채권자대위권 행사 요건인 ‘채무자가 스스로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은 채무자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상태’라는 뜻은 권리 행사를 할 수 없게 하는 법률적 장애가 없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이미 청해진해운의 보험금청구권의 질권(채권자가 채권의 담보로서 채무자 등으로부터 받은 담보물권)자인 한국산업은행이 있기 때문에 청해진해운은 보험사들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해진해운은 보험금에 담보가 걸린 법률적 장애로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었다”며 “채권자대위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정부의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채무자인 청해진해운이 제삼자인 한국해운조합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에 대한 공제금청구권과 보험금청구권에 이미 질권이 설정돼 정부가 채권자 대위권 행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지난 2016년 한국산업은행이 한국해운조합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한국산업은행이 질권자로 인정되면서 이미 청해진해운은 산업은행을 무시하고 소송을 할 수 없게 된 상태였다. 당시 소송은 산업은행 패소가 2018년 12월 확정됐다.

재판부는 청해진해운이 보험금 청구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채권자인 정부가 청해진해운에 대한 대위권을 행사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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