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日나라현 사슴들은 설사 멈추고,배고픈 쥐들은 폭주

중앙일보

입력 2020.05.13 11:40

업데이트 2020.05.13 12:2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과 이에 따른 외출 자제의 여파로 일본내 동물들의 생태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마이니치 "코로나가 생태계 바꿔"
관광객 던져주는 센베이 줄어들자
나라현 사슴들 설사 줄고 건강증진
도시의 쥐들은 배고파 경계심 줄어
도로 횡단하고 쓰레기통 뒤지기도
히로시마 토끼들 사료부족에 곤경

일본 나라현 나라시 나라공원의 명물인 사슴들이 센베이 가게 주변에 모여있는 모습.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가 오히려 사슴들의 건강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서승욱 특파원

일본 나라현 나라시 나라공원의 명물인 사슴들이 센베이 가게 주변에 모여있는 모습.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가 오히려 사슴들의 건강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서승욱 특파원

먼저 도쿄의 번화가나 주택가에서 쥐를 목격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도로를 횡단하는 쥐들을 봤다는 내용의 글이 최근 SNS에 자주 올라온다.

과거엔 주로 아카사카(赤坂),시부야(渋谷)등의 번화가에서 주로 눈에 띄었다면, 최근엔 주택가 풀숲에서 풀을 뜯어먹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코로나 이전엔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밤에 주로 움직였지만, 최근엔 주야를 불문하고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일본내 ‘쥐박멸협의회’측은 "식당의 휴업 등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줄면서, 먹이를 구하려는 쥐들이 사람 눈에 잘 띄는 노상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쥐들은 배가 고프면 경계심이 줄어든다"며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노리고 번화가에서 주택가로 쥐들이 거처를 옮기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마이니치에 밝혔다.

마이니치는 "인간들의 활동 자제는 유명 관광지 야생동물들의 생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나라(奈良)현 나라시 나라공원의 사슴들이 대표적이다.

일본 나라현 나라시 나라공원의 명물인 사슴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가 오히려 사슴들의 건강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서승욱 특파원

일본 나라현 나라시 나라공원의 명물인 사슴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가 오히려 사슴들의 건강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서승욱 특파원

이 사슴들은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간식이 줄어들며 건강상태가 오히려 개선됐다고 한다.

마이니치는 "원래 사슴들의 주식은 공원내에 떨어진 나뭇잎이나 잔디지만, 관광객들이 먹여주는 ‘사슴 센베이’(주원료는 밀가루·쌀겨)를 간식으로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설사를 하는 사슴들이 많았다"며 "관광객들이 줄며 설사 하는 사슴들이 줄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원인불명으로 죽은 사슴 25마리를 해부하자 16마리의 위에서 과자 봉지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나라 지역의 사슴애호협회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땅에 버린 비닐을 사슴들이 잘못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관광객 감소로 비닐 쓰레기가 줄어든 것이 사슴들의 건강엔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토끼의 섬'으로 유명한 일본 히로시마현 다케하라시 오쿠노시마의 토끼들. [다케하라시 홈페이지 캡처]

'토끼의 섬'으로 유명한 일본 히로시마현 다케하라시 오쿠노시마의 토끼들. [다케하라시 홈페이지 캡처]

반면 ‘토끼의 섬’으로 유명한 히로시마(廣島)현 다케하라(竹原)시 오쿠노(大久野)섬의 토끼들은 사료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태평양 전쟁 뒤 이 섬에 처음 반입된 토끼들은 2006년에만 해도 약 300마리였지만, 2018년엔 9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났다.

섬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사료와 먹이를 주면서 토끼들이 폭발적으로 번식한 것이다.

하지만 페리 등을 타고 이 섬을 찾는 관광객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토끼들이 곤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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