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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한국 영화…"올 매출 70% 줄고 2만명 고용불안 전망"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얼어붙으면서 1분기 영화 관객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얼어붙으면서 1분기 영화 관객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영화산업 매출은 작년보다 최대 70% 줄고,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 향후 1~2년은 제작-배급-상영이 삐그덕.”

82편 영화 제작 중 절반 이상 연기, 중단 #영진위 "경기 회복돼도 1~2년 영향 받아"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낸 보고서 '‘코로나19 충격:한국 영화산업 현황과 전망’에서 관측한 내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 종식되기 어렵다는 전문가 전망을 근거로 경기의 ‘U자형 회복’을 가정하면서 이같이 결론을 냈다.

보고서에는 전례 없는 타격을 받은 영화계의 맨얼굴이 그대로 담겼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제작현장 피해규모 실태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82편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편(51.3%)이 제작단계에서 연기, 중단 혹은 취소됐다고 답했다. 실제 피해 총액(1∼4월 기준)은 213억8993만원으로 집계됐다. 작품당 평균 피해액은 2억6389만원이며, 최대 피해액은 33억3000만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제작 현장에서 총 413명의 고용이 중단됐는데, 이 중 227명은 고용이 연기됐고 186명은 고용이 아예 취소됐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전체 영화산업 매출과 고용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U자형’으로 회복할 거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을 근거로 영진위는 2가지 시나리오를 토대로 극장 매출을 추산했다.

첫 번째는 전국 관객 수가 5월부터 점차 늘어 지난해 연간 관객 수의 80%까지 회복되는 경우다. 1년 내 회복을 전제할 때 극장 매출은 작년보다 1조1866억원(62%) 줄어든 7273억원 수준에서 마감될 전망이다.

반면 올 12월 전에 또다시 전염병이 확산되거나 미국 등 해외발 경기침체 타격으로 국내 경기가 회복력을 잃는 두 번째 시나리오 땐 총관객수가 전년 대비 50% 규모에 그칠 수 있다. 이 경우 올 극장 매출은 작년보다 1조3972억원(73%) 급감한 5167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2019년 월별 관객 대비 2020년 관객 회복 예측 2가지 시나리오.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2019년 월별 관객 대비 2020년 관객 회복 예측 2가지 시나리오.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이 경우 극장부문 수익은 지난해 대비 5172억~6078억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투자(배급) 및 제작부문에서는 3975억~4680억 원 정도 수익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극장 매출은 통상 극장이 43.5%, 투자 및 제작사가 33.5%를 가져가는 수익 배분 구조다.

극장 매출 감소는 고용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극장 매출 감소액에 한국은행의 영화산업 취업유발계수(영화산업 18.2명)를 적용한 결과, 전체 영화산업종사자 약 3만878명 가운데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극장 매출이 10억원 늘 경우 취업자 수는 18.2명 늘어나는 계산법을 감소액에 적용할 때 이 같은 수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영진위는 “상당수 한국영화 제작이 일정 기간 지연되었고 대부분의 미국영화가 앞으로 석 달간 제작 재개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며 필름마켓도 제대로 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영화산업은 제작과 배급, 상영 각 부문에서 1~2년 가량 덜컹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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